【시집, 발표詩】/발표詩
CCTV 공포증
이제민 시인
2013. 4. 1. 00:13
CCTV 공포증
이제민
집 밖을 나서면
CCTV 천국
엘리베이터 탈 때
거리를 지날 때
버스를 탈 때
마트에 갈 때
자신의 모습 누군가 지켜보는 듯
실시간 감시한다.
예방차원에서 설치했다지만
사생활 침해 논란에도
해마다 늘어만 가고
덩달아 개인 몰래카메라도 늘어난다.
잘못이 없는데
잘못 하지 않으면 된다고 하는데
몰래 지켜본다는 느낌 지울 수 없다.
본인도 모르게 피해가 발생하고
화장실에 가면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된다.
잠잘 때도
"너를 지켜보고 있어."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
환청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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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3년 겨울·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