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시(詩)

속리산 세조길

이제민 시인 2020. 8. 18. 20:47

속리산 세조길

이제민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 조성된 탐방길
세조가 요양 차 사은순행(謝恩巡幸) 길
음이온, 피톤치드*가 풍부한
울창한 소나무 군락지
폐목을 재활용한 목제블록
푹신하고 평지에 가까운 오솔길

바위 아래 그늘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던 눈썹바위
피부병이 나았다는 목욕소(沐浴沼)
세조 이야기에 잠시 발걸음 멈추고
세속을 떠나 마음을 씻는다는 세심정(洗心亭)
향토 음식 맛보며 고향을 생각한다.

길옆으로 계곡물 흐르고
작은 폭포에서 떨어지는 시원한 물소리
맑은 저수지에 투영된 초록산자락
깊은 산속 벤치에 앉아
산새 소리 어우러진 아름다움에 넋을 잃는다.

* 피톤치드[phytoncide]: 식물이 병원균, 해충, 곰팡이 따위에 저항하려고 분비하는 물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