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이제민
예쁘지 않고
품위도 없다지만
마음만큼은 넓고 둥글어요.
목마른 갈증
자판기에서 뽑은 차 한 잔
두 손으로 감싸면
온몸에 따스함이 스며들어
마음마저 여유로워요.
아무 데서나
서서 마실 수 있고
편한 사이
같이 마실 수 있는 차
짧은 만남이지만
빈 종이컵은
꼬기꼬기 구기지 말고
재활용 해주세요.
그래야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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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0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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