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차 한 잔의 여유 외1편 (현대문예 2011 오뉴월호)

이제민 시인 2011. 9. 15. 16:07

 

차 한 잔의 여유

이제민

휴일 아침
거실에 앉아
모처럼 차를 마신다.

커피포트에
보글보글 끓는
물소리가 새삼 정겹다.

매일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여유롭게 마실
차 한 잔이 그리웠나 보다.

거실엔
차 향이 퍼지고
조금씩 한 모금 음미하며 마시니
마음마저 여유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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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현대문예』 2011 오뉴월호 62호


첫눈은

이제민

첫눈은
함박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이 불면
금방 흩어지는 싸락눈이 아니라
가련한 나뭇가지에도 소복이 쌓여
포근히 감싸줄 아름다운 눈이었으면 합니다.

첫눈은
밤중에 내리는 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소리 소문도 없이 내려
오염으로 더럽혀진 세상
지친 이들을
편히 쉬게 할 눈이었으면 합니다.

새벽 아침
첫발자국을 남기는
희망찬 하루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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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월간 『현대문예』 2011 오뉴월호 6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