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여름 숲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5년 봄 여름호)

이제민 시인 2025. 5. 7. 18:48

 

여름 숲

이제민

뜨거운 햇살에
싱그러운 바람 불면
이파리 흔들흔들
두 팔 벌려 쑥쑥

이름 모를 풀꽃
새소리 물소리 어우러져
향기 넘치고
소곤대며 맘껏 뽐내네

열매, 버섯 먹은 청설모
졸졸 흐르는 계곡물에
목마름 축이고
숨바꼭질하며 뛰어다니네

여름이 짙어 갈수록
포만감에 잠시 쉴 수 있는
감싸고 품어주는 아담한 숲
조화롭게 사는 자연의 섭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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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5년 봄·여름호 통권 제46호


안개비 내리는 날

이제민

거리에 내리는 안개비
주변은 희뿌옇고
부드럽게 내립니다

빗방울이 떨어지고
안개 속에 춤을 추니
근심 떨쳐줍니다

부드럽게 내리는 안개비
주변은 사라지고
거리는 고요합니다

모든 공간 감싸듯이
번잡한 거리는 잠시 쉬고
차분함이 전해집니다

안개비 그치고 나니
흐릿한 거리는
다시 활력이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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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5년 봄·여름호 통권 제46호


벚꽃길을 걸으며

이제민

찬 바람 불고
마음 시렸던 지난겨울
호호 불며 종종걸음 걸었네

계절은 흘러 따스한 봄 오니
가지마다 새순 돋고
나풀나풀 꽃비처럼 내려

실바람에 꽃잎 흩날리니
흐트러진 마음
분홍빛 향기로 설레이네

꽃마차 타고
하늘하늘 머나먼 여행
떠나고 싶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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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5년 봄·여름호 통권 제4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