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선풍기 · 2 외3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이제민 시인 2007. 9. 19. 11:24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선풍기 · 2 외3편


선풍기 · 2

이제민

바람을 일으키느라
빙글빙글
날개도 안 아픈가 봐요.

땀방울 식히느라
빙글빙글
목도 안 아픈가 봐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어지럽지도 않은 가 봐요.

낮이나 밤이나
빙글빙글
지치지도 않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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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매미

이제민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외로워서 운다.

숲이 있는 어디서든지
나무 위에 매달려
불볕더위에 목이 터져라
짝을 찾는 사랑의 노래 부른다.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슬퍼서 운다.

수년이나 땅속에서
굼벵이로 숨죽여 살다가
세상에 나와
겨우 여름 한철 삶 슬퍼서 운다.

외로워서 운다.
슬퍼서 운다.
밤낮 가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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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당신의 들꽃

이제민

백합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향기롭지 않아도
그대 위해 핀 한 송이 들꽃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고
구름 따라
여기저기 떠돌지만
당신에게 향한 마음은
백합보다도, 장미보다도
못하지 않으리.

불모지에서 태어나
숱한 비바람에
온몸이 다 만신창이가 되어도
곧은 절개 하나만은
꺾이지 않으리.

다시 태어나도
그대 위해 자랄 수 있는
나는 당신의 들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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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슬픈 시

이제민

너에 향한 마음
다가가지 못하고 나는
서성거린다.

솔솔 부는 갈바람에
흔들리는 그대, 갈대의 마음
내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그동안 만남은
사랑으로 피어나지 못하고
슬픈 이별로 남는다.

나는 그대에게
부치지 못할 한가락의 선율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옛추억을
한 편의 슬픈 시로
고이 간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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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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