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선풍기 · 2 외3편
선풍기 · 2
이제민
바람을 일으키느라
빙글빙글
날개도 안 아픈가 봐요.
땀방울 식히느라
빙글빙글
목도 안 아픈가 봐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어지럽지도 않은 가 봐요.
낮이나 밤이나
빙글빙글
지치지도 않나 봐요.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매미
이제민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외로워서 운다.
숲이 있는 어디서든지
나무 위에 매달려
불볕더위에 목이 터져라
짝을 찾는 사랑의 노래 부른다.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슬퍼서 운다.
수년이나 땅속에서
굼벵이로 숨죽여 살다가
세상에 나와
겨우 여름 한철 삶 슬퍼서 운다.
외로워서 운다.
슬퍼서 운다.
밤낮 가리지 않고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당신의 들꽃
이제민
백합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향기롭지 않아도
그대 위해 핀 한 송이 들꽃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고
구름 따라
여기저기 떠돌지만
당신에게 향한 마음은
백합보다도, 장미보다도
못하지 않으리.
불모지에서 태어나
숱한 비바람에
온몸이 다 만신창이가 되어도
곧은 절개 하나만은
꺾이지 않으리.
다시 태어나도
그대 위해 자랄 수 있는
나는 당신의 들꽃.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슬픈 시
이제민
너에 향한 마음
다가가지 못하고 나는
서성거린다.
솔솔 부는 갈바람에
흔들리는 그대, 갈대의 마음
내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그동안 만남은
사랑으로 피어나지 못하고
슬픈 이별로 남는다.
나는 그대에게
부치지 못할 한가락의 선율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옛추억을
한 편의 슬픈 시로
고이 간직한다.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시집, 발표詩】 > 발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바라기 꽃 · 2 (0) | 2007.10.17 |
---|---|
해바라기 꽃 · 1 (0) | 2007.10.17 |
슬픈 시 (0) | 2007.09.19 |
당신의 들꽃 (0) | 2007.09.19 |
매미 (0) | 2007.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