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낡은 우체통

이제민 시인 2008. 4. 26. 17:25

낡은 우체통

이제민

사연 가득
정이 듬뿍 담긴
길가 빨간 우체통

그리움 보고 싶어
밤중에 써내려간 소중한 편지
두근거리는 마음 안고
빨간 우체통에 넣는다.

답장은 언제 받아보나
그대 얼굴 떠올리며
매일 기다려지곤 했는데
이젠 전화, 이메일 등
간편한 통신수단으로 인해
추억이 되어버린 우체통

먼지만 가득한 채로
길모퉁이에 서서
옛 생각에 잠긴
낡고 쓸쓸한 우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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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누리문학 2008년 1월/2월호
·문예지평 2008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