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밤에 쓰는 편지
이제민
창문 밖
눈송이가 펑펑 내리던 밤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휴대전화, 이메일로 보내도 되지만
오랜만에 하얀 종이에 펜으로 쓰고 싶어서입니다.
거기다가 서투른 솜씨이지만 그림도 그리고
친필로 사인까지 해주면
당신이 감동하지 않을까 해서입니다.
잠시 쓰다가 생각이 안 나면
창가 가로등에 비친 눈꽃송이를 바라보며
당신을 생각해 봅니다.
당신이 계신 그곳도 눈이 내리고 있겠죠?
함박눈이 내려 당신도 잠 못 이루고 있겠죠?
다음날 아침이 되면
우체국으로 달려가
우표와 함께 마음을 담아
당신에게 부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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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누리문학 2008년 1월/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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