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야기】/좋은 시와 글

독도 우체국

이제민 시인 2005. 3. 28. 12:30

독도 우체국

 

                     편부경

 

기다림이 길었습니다
굽은등이 걸어온
느린 걸음의 날들
길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강아지풀 억새와 뿌리로 만나
그 속삭임만으로
해가 뜨고  지다가
눈바람에 목 메이다가
돌아본들 망망해협을 서성이다가

고향이 없다던 뜨거운 별들
밤마다 신발을 벗던 등대
웅크린 꿈길 더듬어 심해의
기다림이 쌓은 독도 별정우체국

머지않았습니다
독도리 사람들 낯익은 목소리로
우체국마당을 쓸고
뭍으로 간 이웃 돌아와
주머니속 깊은술병 꺼내들 날이
쪽배 뒤척임위에 갈매기 목청 선연할 때
이번지 저번지 모여앉아
목메인 이야기로 물소리 지워질
오래된 수채화같은 시골마을 풍경이

거기 우체통에 발걸음 잦을 날이


2003년 2월17일 독도에 우편번호 부여
독도의 주소는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우편번호 799-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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