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이제민
너와 나 사이에는
벽이 없는 줄 알았다.
벽이 있어도
스펀지같이 부드러운
조그만 양보하면 곧 없어질
그런 벽인 줄 알았다.
그러나
우리 앞에 놓인 건
스펀지 같은 벽이 아니라
단단한 콘크리트 산성처럼
너무나 크고 높은 벽이다.
너에게
지고 싶지 않아서
시작한 말 한마디가
오히려
감정 상하는 어투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하루 이틀 지나면
무심코 뱉은 그 한마디가
진심이 아니었다는 것
알게 되면
너의 감정의 벽도
서서히 허물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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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한올문학』 2013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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