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야산에 올라 외 1편 (한국문학세상 2013년 여름·가을호)

이제민 시인 2013. 10. 29. 17:35

 

 

야산에 올라

이제민

가까운 산에 오르고 보면
발밑에 내려다보이는
조그마한 집채들
옹기종기 모였네.

아파트 건물도
대형 빌딩도
학교 건물도
성냥갑처럼 작아 보이네.

저렇게 많은 집 중에
전세로 사는 우리 집
손톱크기보다도 작아
찾을 수 없다네.

아웅다웅 다투기도 하고
알콩달콩 사는 재미도 있는
하루하루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세월
상큼한 바람이 솔솔 부니
마음속까지 여유로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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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3년 여름·가을호
 

문을 열자


이제민

문을 열자
당신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자신부터 열어야 한다.
문을 여는 것도 시기가 있다.
너무 일찍 열어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늦게 열어서는
더욱 안 되는 것이다.

섣부르게 열려다간
끼이고 뭉개지고
더욱 굳게 닫혀 상처만 입을 뿐이다.

아무리 튼튼한 문, 강한 문이라도
진정성을 갖고 시간의 여유를 두고
마음의 열쇠로 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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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3년 여름·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