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불타버린 국보 1호, 숭례문 외1편 (한국문학세상 2008년 여름호)

이제민 시인 2008. 6. 14. 16:20

 

불타버린 국보 1호, 숭례문


이제민

600년 역사가 깃든
숭례문이
무자년 새해 들어 소실되었다.

임진왜란, 병자호란도 거뜬히 견뎌
국민의 자존심을 지킨 숭례문이었는데
어이없게도 방화로 인해
5시간 만에 완전히 불타버렸다.

현재 서울에 남아 있는 목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문화재, 국보 1호
그것을 지켜보는 시민의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옛모습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기에
참담하고 비통한 심정
금할 길이 없다.

무자년 설 명절 끝자락
고향을 즐겁게 다녀온 국민
휴식을 취하는 와중에
날벼락 같은 소식
국보 1호가 불타버렸다.
국민의 자존심도 함께 무너져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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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08년 여름호


신발

이제민

당신의 육중한 몸
늘 함께하며
싫든 좋든 살아온 날들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도
눈이 오거나 한파가 몰아쳐도
당신이 가는 곳 어디든지
불평 한마디도 없이
따라나선 길

밤이면
당신의 부르튼 발
당신의 고된 하루
희망찬 내일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함께한 시간
정이 깊어갈수록
온몸은 상처투성이가 되어도
발밑 낮은 자세로
당신을 섬기겠습니다.

헌신짝처럼
아무렇게나 내버려져도
원망도 않겠습니다.
그것이 제 운명인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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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08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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