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
이제민
찾아오는 이 없는
어느 시골의
간이역
주변엔
무성한 들풀만이
바람결에 흔들리며
고독을 씹고 있다.
한때는
인적으로 북적거리던 간이역
저마다 사연을 묻고
도시로 도시로
떠나버린 사람들
기차는
그리움을 내려놓은 채
서서히
서글픈 기적소리를 내며
휘어진 철로 끝으로 사라져간다.
철로 위엔
떨어진 이파리가
그리움을 안은 채
쓸쓸히 나뒹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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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평 2008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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