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보석 비빔밥

이제민 시인 2010. 3. 31. 13:17

보석 비빔밥

이제민

입맛이 없을 때
양푼에 열무김치, 나물에
계란부침을 넣고
거기에 밥 한 공기 넣어
고추장에 참기름 몇 방울 동동 띄워
비비고 또 비빈다.

입가에
고추장 묻은 밥풀을 묻혀가며
숟가락에 푹 떠서 먹는다.
당신에게
다이아몬드는 아니지만
값싼 보석이라도 받을 줄 알았는데

보석이 뭐 별개냐
이렇게 맛있게 먹으면 그게 다 보석이지.
매운 것도 꾹 참고 허겁지겁 먹고 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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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0년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