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시(詩)

컵라면을 먹으며

이제민 시인 2010. 9. 13. 21:32

컵라면을 먹으며

이제민


온종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바쁜 날

허기는 지는데
입맛은 없고
시간도 없어
점심 하기가 곤란한 날

가까운 편의점에 들려
간단히 주전부리로 때우려다가
컵라면에 손이 갔다.
물만 부으면 곧바로 먹을 수 있고
라면국물이 있어
얼큰하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는 컵라면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을 붓고
3분 후, 나무젓가락으로 휘휘 젖어
한 움큼 들어 올리니 김이 모락모락
꼬불꼬불 풀어헤친 면발

후루룩후루룩
정신없이 먹고 난 후
긴 호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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