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바둑시

바둑을 그리다

이제민 시인 2012. 7. 1. 22:12

바둑을 그리다

이제민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반상 위에 꿈을 그린다.

바둑알을 쥔
아이의 조그만 손가락
귀에부터 그림을 그린다.

검고 흰 두 가지 색으로
연탄공장도 만들고
눈꽃세상도 만들어
드넓은 바둑판을 채운다.

조그만 올망졸망한 손으로
정석모양도 만들고
포석모양도 만들어
매끈한 바둑알을 꾸민다.

모양이 서툴러
그리다 잘못 그려도
포기하지 말자.
다시
더 잘 그리면 된다.

세밀한 부분까지 그리고 나면
오밀조밀
한 판의 바둑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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