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가뭄
이제민
강렬한 태양
거리에는 발걸음이 뜸하고
간혹 헐떡이는 숨을 생수로 축인다.
파릇파릇하던 꽃잎
시들시들 타들어 가고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논밭
농민들은 물 대기에 사투를 벌인다.
저수지가 메말라
살아남은 물고기도
배를 드러낸 채
벌렁벌렁 가쁜 숨을 몰아쉰다.
애타는 심정
하늘만 쳐다볼 수 없어
가뭄 심한 지역에선 기우제도 지낸다.
한줄기 비라도
밤하늘 별빛처럼 쏟아지길
간절히 바라지만
불볕더위가 여전히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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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