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
이제민
뜨거운 대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꽃잎도 가로수도 시들시들
모두 다 갈증에 허덕이고
점점 지쳐만 간다.
어디선가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갈증을 해소해 주는 단비
소록소록 내린다.
메마른 꽃잎 싱글벙글
고개 숙인 나무들
두 팔 벌려 어깨춤 춘다.
쩍쩍 갈라진 논바닥 보며
심장이 타들어 가던 농부
모처럼 입가에 웃음꽃이 핀다.
저수지에도 물이 고이고
곤충들 폴짝폴짝
한여름 밤 오케스트라 연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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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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