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시(詩)

영미야~

이제민 시인 2018. 2. 23. 12:57

영미야~

이제민

평창 동계올림픽 컬링대회에는
주장 김은정 선수가 스톤을 던질 때마다
‘영미’라는 이름을 부른다.

스위퍼 김영미 선수는 그에 따라
스위핑 속도를 조절하며
호흡을 맞춘다.

“영미~” 부드럽고 천천히 부를 때는
스위핑을 시작해
"영미야~"하면
스위핑 멈추고 기다려!

또, "영미야!!!" 급하게 외치면
더 빨리 스위핑 해!
"영미 영미 영미~"하면
스위핑 할 필요 없어!

동그란 뿔테 안경
표정 변화 없이 외치는 카리스마 눈빛
‘안경 선배’라는 별명을 얻고
‘영미~’는 최고의 유행어가 되었다.

비인기 종목이었던 컬링
강팀을 격파하면서 8승 1패
조 1위로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가정에서는 로봇청소기로 컬링을 흉내 내고
인터넷에는 패러디가 봇물 터지고
온 국민은 컬링 열풍으로 뜨겁게 달아오른다.
외신들도 최고의 스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영미, 가야 돼, 가야 돼, 가야 돼!’
'오~ 영미'
‘영미, 헐(hurry 서둘러 빗질하라는 의미)’
'영미, 업(스위핑 멈추고 기다려)'

‘영미’ 하나로 통하는 그들의 언어
'영미'가 컬링 용어인 줄 알았다,
작전명인 줄 알았다'며
'영미 용어 해설집'까지 나돌았다.

섬세함과 집중력이 요구되는 정적인 경기
고도의 전략이 필요하고
보는 재미가 더해가는 컬링
좋은 성적을 거두어
인기 있는 스포츠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2018년 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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