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글】/시(詩)

컬링 은메달 '팀 킴'

이제민 시인 2018. 2. 26. 23:31

컬링 은메달 '팀 킴'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컬링 은메달을 축하하며

이제민

관심도 없고 알려지지도 않은 컬링
경기방식도 모르고
용어는 더더욱 생소하다.

빠르고 화려한 경기 보다가
느린 경기 보니 지루하고 답답하기만 하다.
특별한 기술 없어도 원 안으로 던지고
상대 스톤은 쳐내면 되는 게 아닌가
단순한 놀이로 인식된 컬링.

‘그런 경기를 왜 봐! 재미도 없는걸!’

스톤을 던질 때의 속도와 회전, 경로는 물론
섬세하고도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내 스톤을 보호하거나
상대 팀의 샷을 어렵게 가드를 만들고
스톤에 붙여놓기도 하고, 때론 숨기고
필, 더블 샷 등 테이크아웃 하는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음 졸이다가도
짜릿한 감동을 준다.
아기자기한 컬링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팀 킴’의 주장 ‘안경 선배’ 김은정 선수
‘영미’를 부르는 마법의 주문은 수많은 화제를 낳고
그에 따라 열심히 스위핑하는 영미 선수의 모습은
청소기 광고를 찍어야 한다며 패러디가 넘쳐난다.

‘컬링 경기 꼭 봐야지! 보니까 매우 재미있는걸!’

일본과의 준결승전은 연장까지 가는 접전
11엔드 마지막 드로우 샷
상대 스톤 앞쪽 버튼에 살포시 안착하는 순간
브룸을 들어 올리며 선수들은 승리의 포효를 한다.
경기장은 ‘대~한민국’ 태극기 물결로 뒤덮고
김은정 선수가 안경 벗고 ‘손 키스’ 세례와
절도 있는 ‘거수경례’는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다.

비인기 종목 불모지에서 거둔 은메달이기에
더욱더 소중하고
끝까지 열심히 싸운 ‘팀 킴’은
컬링문화를 새롭게 만들고
아시아권 첫 은메달로 컬링 역사를 바꿔놓았다.

4년 후, 베이징 올림픽에는
많은 지원을 받아
또 한 번 감동의 물결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팀 킴(Team Kim): 의성여고에서 방과 후 특기 활동으로
  컬링을 시작한 김영미와 영미 친구 김은정,
  영미에게 물건을 전해 주러 컬링장에 왔다가 얼떨결에 컬링을 하게 된 영미 동생 김경애,
  영미 동생을 따라 컬링에 뛰어든 영미 동생 친구 김선영,
  나중에 합류한 영미 동료 김초희.

*2018년 2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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