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삼구정(三龜亭)에서 2

이제민 시인 2019. 10. 11. 18:13

삼구정(三龜亭)에서 2

이제민

정자(亭子) 내부에 선현들의
시문현판(詩文懸板)과 편액(扁額)이 걸려있네,

삼구정(三龜亭) 편액에 용재(慵齋)3)라는 낙관(落款)을 보니
후손으로 감회가 새롭구나.
삼구정팔경(三龜亭八景)4)에 대한
빼어난 경치를 감탄하는 시들로
차운시판(次韻詩板)이 빼곡히 걸려있고
허백당(虛白堂) 성현(成俔)의 삼구정기(三龜亭記)에는
동오(東吳)라는 봉우리 위에 걸터앉아 있으며
낙동강 물이 흐르는 경치 좋고 기름진 땅, 풍산 들
형제들이 가까운 고을 수령으로 부임해
정자(亭子)를 만들어 노모를 지극히 봉양하고
아침저녁으로 즐겁게 노닐었다고 하네,

삼구정에 오르면
멀리 북쪽으로 웅장한 자태 학가산이
다른 쪽으론 푸른 강과 들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송림(松林)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 운치있는 절경에
선비들은 시를 읊조렸으리라
풍류를 즐겼으리라.


3) 용재(慵齋) : 의성현령 이종준(李宗準, 1454 추정~1499)의 호.
4) 삼구정팔경(三龜亭八景) : 학교청봉(鶴嶠晴峯), 마애초벽(馬崖峭壁), 현리연화(縣里烟花),
역동한송(驛洞寒松), 장교관가(長郊觀稼), 곡저타어(曲渚打魚), 삼복피서(三伏避暑), 중추완월(中秋翫月).
청음(淸陰) 김상헌(金尙憲)의 ‘삼구정팔경’을 받아 계곡(谿谷) 장유(張維)와 상촌(象村) 신흠(申欽)이
‘삼구정팔영(三龜亭八詠)’을 지은 것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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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9년 가을·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