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가을바람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3년 가을 겨울호)

이제민 시인 2023. 11. 8. 17:01

 

가을바람

이제민

나뭇가지 흔드는 가을녘
선선한 바람이
살갗에 닿는 촉감 만들고

산 너머 부는 갈바람
풍성하고 넉넉한 마음
알알이 영글어 주니

깊어지는 가을밤
풀벌레 노랫소리
바람 타고 울려 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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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가을·겨울호 통권 43호


빈집 1

이제민

도시에서 좀 떨어진
산 아래 양지바른 아담한 집
앞마당에 아이들 뛰놀고
뒤뜰에 장독이 있던 정겨운 집

학업으로 직장으로
가족들 하나둘 떠나 보내니
마을에는 빈집만 늘어 가네

웃음꽃 사라진 허름한 집
담은 허물어지고
마당은 잡초로 무성하니
집 안엔 거미줄 얼기설기 걸쳐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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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가을·겨울호 통권 43호


빈집 2

이제민

모두 다 떠나버린
황량한 빈집
적막감마저 든다

낡은 대문으로
바람 소리 휙휙 지나가고
이름 모를 풀꽃 뻗어나니
담쟁이넝쿨 무리 지어 담을 뒤덮는다

풀숲 이루자
곤충들 신나게 노래 부르고
나뭇가지에 앉은 새도
덩달아 짹짹거린다

깊어져 가는 밤
달빛은 도도하게 흐르고
주인 없는 빈집
그들의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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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가을·겨울호 통권 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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