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빈집 2

이제민 시인 2023. 11. 8. 16:56

빈집 2

이제민

모두 다 떠나버린
황량한 빈집
적막감마저 든다

낡은 대문으로
바람 소리 휙휙 지나가고
이름 모를 풀꽃 뻗어나니
담쟁이넝쿨 무리 지어 담을 뒤덮는다

풀숲 이루자
곤충들 신나게 노래 부르고
나뭇가지에 앉은 새도
덩달아 짹짹거린다

깊어져 가는 밤
달빛은 도도하게 흐르고
주인 없는 빈집
그들의 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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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가을·겨울호 통권 4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