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싸움
이제민
상수의 말을 거의 다 잡았다고
기쁨의 탄식을 할 때
교묘히 패로 만들어 버리고
자기 말이 다 살았다고
방심한 틈을 타
시간이 흐르면
살며시 조여 오죠
패가 나면 긴장이 고조되어
판은 어지럽고
여기저기 널려있는 팻감들
팻감을 잘못 써
어느덧 대마는 죽고
상수의 말을 잡았을 땐
그 기쁨 누가 알랴?
패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패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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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바둑』 1997년 6월호 「돌소리 글소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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