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코스모스 길 외1편 (월간 누리 시문학 2006년 9월)

이제민 시인 2006. 9. 16. 20:10

 

코스모스 길

이제민

파아란 하늘
가을이 무르익을 무렵
길 양쪽으로 늘어선 오솔길
코스모스 길

가냘픈 자태를 뽐내듯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사르르 흔들리고
고추잠자리 살며시 앉으면
빨강, 분홍, 하양으로
인사하는 코스모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하며
한잎 한잎 떨어뜨려
이긴 사람이
이마에 꿀밤을 주며
가을을 수놓는 아이들

해는 서산 넘어 노을이 지는데
동심에 젖은 아이들
집에 돌아갈 줄 모르고
동네 어귀에선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노을에 걸쳤네.

------------------------
·월간 누리 시문학 2006년 9월


바둑 예찬

이제민

반상 위의 361로의 길
흑백을 교대로
인생을 만끽하는 바둑

귀에서 정석 진행이 되어
변으로 진출하고
그 안에는
삶의 애환이 담겨있는
수많은 선택의 길

우주가 좋아 힘자랑
내 집을 굳건히 지키며
밑으로 지하철 구축하고

귀, 변, 중앙이
조화를 이룰 때
바둑의 묘미가 더해가며


회돌이, 패싸움, 환격
더없는 묘수에
피로를 떨쳐버리네

바둑 한 수에
오늘도 수담에 빠진
나의 바둑 인생.


------------------------
·월간 누리 시문학 2006년 9월

'【시집, 발표詩】 > 발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풍놀이  (0) 2006.10.17
그게 사랑일까?  (0) 2006.10.17
바둑 예찬  (0) 2006.09.16
코스모스 길  (0) 2006.09.16
선풍기 외1편 (월간 누리 시문학 2006년 8월)  (0) 200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