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 여름 장마 외 1편
여름 장마
이제민
온 대지를
뜨겁게 달구던 햇빛
점점 지쳐가는 생명
하늘도 더는 참지 못하는지
연이어 울음을 터트린다.
그칠 줄 모르는 울음에
눈물 보가 터져버린 빗물
폭포수를 이룬다.
한번 터진 울음
언제 그치려나
마냥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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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
할머니의 옛이야기
이제민
깊어 가는 여름밤
TV도 없던 시절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다.
마당에 멍석 깔고
모깃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둘러앉아
옥수수를 먹으며
듣는 할머니의 이야기
대문 밖 논두렁에는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함께 어우러져 장단을 맞추고
손자 손녀 모기 물릴까 봐
부채질을 해가며
이야기는 시작되고
마당 모퉁이
더위에 지친 강아지도
꼬리를 흔들며 아장아장 걸어와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잠이 와
눈을 껌벅껌벅하면
할머니는 무딘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며
자장가를 불러주고
외양간 소도, 강아지도
밤하늘에 떠있는 별님도
새근새근 잠이 든다.
한여름밤이면
할머니의 구수한 이야기가
늘 귓전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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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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