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지평 2007년 가을 3호 코스모스 길 외 2편
·문예지평 :: http://sup.co.kr/
코스모스 길
이제민
파아란 하늘
가을이 무르익을 무렵
길 양쪽으로 늘어선 오솔길
코스모스 길
가냘픈 자태를 뽐내듯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사르르 흔들리고
고추잠자리 살며시 앉으면
빨강, 분홍, 하양으로
인사하는 코스모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하며
한잎 한잎 떨어뜨려
이긴 사람이
이마에 꿀밤을 주며
가을을 수놓는 아이들
해는 서산 넘어 노을이 지는데
동심에 젖은 아이들
집에 돌아갈 줄 모르고
동네 어귀에선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노을에 걸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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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평 2007년 가을 3호
해바라기 1
이제민
내 마음 전할 수 있다면
담장 너머로 바라만 보는
해바라기가 되어도 좋다
맑게 개인 하늘을 보며
활짝 웃을 수 있고
먹구름이 몰려오면
고개를 떨어뜨리는
그런 모습으로 살고 싶다
언덕 위로 부는 실바람에
설레임 간직하며
멀리 떨어진 그곳까지
잠시라도 내 존재를 알리고 싶다
난 아직도 너의 빈자리를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 있는
그런 해바라기로 남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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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평 2007년 가을 3호
단풍놀이
이제민
온 산이 울긋불긋
익어가는 시월
살폿한 바람 내음에
단풍이 물들어 가면
예쁜 물감으로
수채화를 그려놓은 듯한
한 폭의 고아한 여인의 자태
따사로운 가을 햇살에
탐스럽게 영글어 가는 산열매
온 산에 주렁주렁 열렸다
바쁜 일상에 내몰려
숨가쁘게 살아왔던 시간들
단풍길을 오르내리면서
그 고운 자태에 흠뻑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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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지평 2007년 가을 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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