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 3
이제민
네모난 바둑판 361로路의 길
너와 내가 마주 앉아
반상의 여행을 떠난다.
서로 보듬어 주기도 하고
때론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이겨야 하는
마라톤 같은 게임이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길을 잘못 들면
다시 돌아갈 수 있지만
반상의 길은
한번 간 길은 돌이킬 수가 없다.
그 나름대로 인내가 필요할 뿐이다.
파도가 치고 폭풍우 몰아칠 때면
임시 숙소에 웅크리고 앉아
고뇌에 잠긴다.
소중한 병정들을 떠나보내며
슬퍼할 겨를이 없이 가야 한다.
재충전해서 다시 길을 가야 한다.
승리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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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09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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