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목항의 눈물
-세월호 침몰 참사
이제민
제주도 수학여행길
들뜬 마음으로 나선 아이
잘 다녀오라고
손 흔들며 배웅도 못했는데
추적추적 비 오는 팽목항에서
아이 이름만 목놓아 부를 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차디찬 바닷물 속 배 안에 갇혀
엄마를 애타게 찾을 것을 생각하니
금세 눈물이 흘러내린다.
'걱정하지 마, 엄마가 곧 구해 줄게.
조금만 더 참아'
눈물범벅이 된 어머니는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시간은 자꾸 흘러가는데
생존자 소식은 없고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올 땐
여기저기 오열만 할 뿐이다.
며칠이 지나도
추가 생존자 소식은 없어
넋이 나간 어머니는
자욱이 안개 낀 바다를 바라보며
‘얘야, 희망의 끈을 놓지 마!‘
먹먹하고 찢어지는 가슴을
애써 참으며 애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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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시세계』 2014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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