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한글을 지켜요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 겨울호)

이제민 시인 2022. 11. 1. 18:32

 

한글을 지켜요

이제민

우리글이 없어 한자(漢字)로 쓰던 때
우리말을 쉽게 배우고 쓰기 위해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하셨다

일제 강점기 때 나라를 잃어
민족의 얼과 정기 말살당하고
한글을 빼앗긴 설움에
우리 말과 글을 지키려 노력한 선인(先人)들

세상을 떨치는 우수한 우리말, 한글
아직도 일본어 찌꺼기가 남아있고
인터넷 보급으로 한글을 훼손하는
신조어(新造語)가 늘어나고 있다

민족정신 깃든 우리 말과 글
바르고 예쁘게 써서
소중히 여겨 후대(後代)에 물려주는
우리가 모두 한글 지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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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겨울호 통권 41호


귀바위[龜岩] 마을* 가을 풍경

이제민

길섶에 핀 들꽃 갈바람에 살랑거리고
탁 트인 들녘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귀바위 마을

대양(大陽) 쪽으로 보이는 동오리산
소나무 숲으로 새들 휴식처 되고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 허수아비 춤추고
벼 이삭 알알이 영글어 가네

밀짚모자 쓴 농부
이마엔 송골송골 땀방울 맺히고
콤바인으로 수확한 알곡 보니
어깨춤 들썩 풍년가 절로 나오네

햇곡식으로 거북바위에 음식 차려놓고
제(祭)를 올렸던 옛 풍속(風俗)
현대식 건물로 단장하고
집집이 농기계 갖추고 대대로 농사를 짓네.

* 귀바위[龜岩] 마을 : 충북 보은군 탄부면 구암리의 으뜸이 되는 마을.
                           거북처럼 생긴 바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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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겨울호 통권 41호


눈 오는 날의 겨울 찻집 풍경

이제민

산길 따라가면
외딴 아담한 찻집이 나온다
통나무로 지은
차향 가득한 그림 같은 집

햇빛에 비친 눈꽃 보석처럼 반짝이고
사각사각 눈을 밟으며 걷는 즐거움
산속 눈 쌓인 통나무집
고즈넉한 풍경이 운치 있다

굴뚝에선 뽀얀 연기가
뭉실뭉실 피어오르고
타닥타닥 장작 타는 소리
아늑하고 푸근하다

찻집에 들어서면
감미로운 선율이 흐르고
주전자 물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마음마저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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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겨울호 통권 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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