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古木)
이제민
한때는 새소리 들리고
바람 소리 청명한
언덕 위 나무 한 그루
길 너머 발길이 뜸한 한적한 곳
아름드리 느티나무
세월의 고단함을 이고 있다
오랜 세월 계절이 순환하듯
가지마다 새잎은 지고 피는데
언제부턴가 꽃을 피울 수 없었다
그때부터인지 새들도 찾지 않으니
스치는 바람 소리조차 휭휭 지나간다
다시 꽃 피울 수 있을지
기대감 저버린 지 오래
밑동마저 흔들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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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23년 봄·여름호 통권 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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