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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크리스마스 이브

이제민 시인 2005. 12. 25. 12:26

[동화] 크리스마스 이브


글 : 이제민

철이는 6살이고 유치원에 다니는 아주 말썽꾸러기 어린이입니다. 매일 아침에 늦게 일어나 엄마께 꾸중을 듣고 했는데 오늘은 어찌 된 일인가요? 철이가 이렇게 일찍 일어났으니 말에요.
철이는 일어나자마자 엄마한테 달려가서 물었습니다.

"엄마? 산타클로스 할아버지 있어요?"

철이의 말을 들은 엄마는 아침식사를 준비하다 말고 깜짝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니, 철아? 아침부터?"
"산타할아버지 진짜 있느냐 말에요?"
"아, 그럼. 있지 않구. 근데 철이가 이렇게 다 일찍 일어나구, 어쩐 일이니?"
"네, 헤헤~~"

철이는 겸연쩍게 웃으면서 얼른 자기 방으로 가서 이불도 걔고 나서 생각에 잠겼습니다. '오늘밤에 정말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가지고 오실까? 착한 일을 많이 해야 선물을 준다는데…….' 철이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저번에 유치원에서 짝꿍하고 장난치다가 선생님 말씀을 안 들어 친구들 앞에서 두 손 들고 서 있었던 생각이 났습니다.
그때, 엄마가 부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철아?"

철이는 자신도 모르게 '네? 엄마'하고 대답을 했습니다.

"너, 슈퍼 가서 계란 한 줄 사오너라?"
"네, 다녀오겠습니다."

하며 철이는 신이 난 듯 콧노래를 부르며 슈퍼로 향했습니다. 엄마는 철이의 낌새를 눈치 챘습니다. '그럼, 그렇지. 착한 일을 해야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주니까, 낼 지나면 그전하고 똑같아지겠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잠시 후 철이는 계란을 사 와서 공손히 드렸습니다. 오늘 하루는 정말이지 철이 자신도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착한 일 거의 안 하던 철이었는데 심부름도 싫은 척하지 않고 잘한 자신이 자기 안 같아 보였습니다.
저녁때가 되었습니다. 철이는 텔레비전을 봤습니다. 텔레비전은 온통 산타할아버지들이었습니다. 그중에는 아는 산타도 있었습니다.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자꾸 졸려서 눈이 가물가물했습니다. 그래서 졸린 눈으로 자기 방으로 건너갔습니다. '오늘밤에 정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올까?'하며 잠을 안 자려고 해도 자기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온통 함박눈이 내리고 아이들은 눈사람도 만들고 여기저기에 산타가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산타가 와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아네요. 아이들은 그걸 받고 무척 기뻐서 날뛰었습니다. 선물은 예쁜 크리스마스카드에 장갑도 있고, 어떤 것은 신발도 있었습니다.
철이한테는 산타할아버지가 오지 않았습니다. 철이는 홀로된 기분이었습니다. 잠시 후에 산타할아버지 한 분이 철이한테도 왔습니다.

"네가, 철이지?"
"네. 어떻게 제 이름을 아세요?"
"산타할아버지는 다 알고 있단다. 너 선물 못 받았지?"
"네, 산타할아버지. 저도 선물 받고 싶어요."
"그래, 그럼 나하고 한 가지 약속하자?"
"뭔데요?"
"오늘만 착한 일 하지 말고 앞으로도 꾸준히 하는 거야,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엄마 심부름도 잘하면 내가 선물 많이 줄게?"

그렇게 말하더니 선물을 철이에게 한 아름 주었습니다. 철이는 매우 좋아 신이 나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철이는 그때 갑자기 깼습니다.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나쁘지 않았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며 손을 보았지만 선물이 손에 없었습니다. 철이는 금방 짜증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눈에 눈물이 글썽거리며 훌쩍거렸습니다.
고개를 돌려 창문을 보려고 돌리는 순간 예쁘게 포장되어 있는 선물이 있지 않겠어요. 철이는 언제 울었는지 호기심 어린 눈으로 포장지를 뜯어보기 시작했어요. 그 속엔 카드 한 장과 근사한 모자가 있었어요. 철이는 곧 산타할아버지가 보내온 것임을 알았어요. 모자를 써 보고 카드를 읽었어요.

"철이에게. 앞으로도 지금처럼 착한 일을 하라는 뜻에서 선물을 주는 거야. 산타할아버지와 약속할 수 있지?"

철이는 마음속으로 '네'하고 대답했어요. 얼른 엄마한테 가서 자랑해야지 하고는 거실로 헐레벌떡 달려갔어요.

"엄마, 엄마! 산타할아버지가 선물 줬어요."
"철이는 좋겠다."

하시며 엄마는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철이는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습니다. 착한 일 많이 해서 내년에도 선물을 받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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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누리 시문학 2006년 1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