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낙서 외 4편 (누리문학 창간호 2006년 1월)

이제민 시인 2006. 1. 22. 19:22
 

 

누리문학 창간호(2006년 1월) 낙서 외 4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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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서> <미안해요> <해바라기·1> <해바라기·2> <낙엽>
낙서
             이제민
하얀 종이 위에
아무런 느낌도 없이
써 내려간
꾸불꾸불한 글씨
거울에 비친 내 모습
드러내 듯
백지 위에 끝없이
풀어 놓는다
희미하게 보이던
그 모습도
한올처럼 점점
또렷하게 보이고
나에겐
하나의 작품인 것을
타인은 '낙서'라고 한다.
미안해요
             이제민
미안해요, 당신
처음 사랑했던 그대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그대가 했던 말, 함께한 공간
그대가 불러주던 사랑의 노래
……
내 마음속에
너무나 많이 남아 있어요
미안해요, 당신
세월이 지나도
그대를 잊을 수가 없어요
언제쯤 그대를 잊을 수 있을까요?
아직도 나는
그대의 틈바구니에
과거 속을 거닐고 있어요
연락도 없는 처음 사랑인 그대
살아 계셨으면
한번쯤 보고 싶은데
보고 싶었는데……
미안해요, 당신.
해바라기 · 1
                  이제민
내 마음 전할 수 있다면
담장 너머로 바라만 보는
해바라기가 되어도 좋다
맑게 개인 하늘을 보며
활짝 웃을 수 있고
먹구름이 몰려오면
고개를 떨어뜨리는
그런 모습으로 살고 싶다
언덕 위로 부는 실바람에
설레임 간직하며
멀리 떨어진 그곳까지
잠시라도 내 존재를 알리고 싶다
난 아직도 너의 빈자리를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 있는
그런 해바라기로 남으려 한다.
해바라기 · 2
                  이제민
너만을 기다리다
하루해 다 보내고
밤이 되면
잊을 수 없어
고개를 떨어뜨리는 해바라기
다음날 아침이 밝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범한 모습으로
또 다시 기다리지만
너는 바라만 보고
스쳐지나갈 뿐
매일같이
너만을 기다리다가
그리움으로 가득차 버린
내가 야속하지만
그래도 난
멀리서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내 가슴은 뛰고
얼굴은 점점 붉게 물들고 만다
난 언제나
해바라기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기다릴 거예요.
낙엽
               이제민
푸르름 간직하다
싸늘한 날씨가 오면
길게 늘어진 그림자
하루하루 지탱하다
하나 둘 떠나가는 친구를 보면
야위어 가는 텅 빈 가슴
붉은 얼굴로
미소도 지어보지만
계절의 끝은
심술궂은 바람까지 동원해
마지막 남은 한 올까지 벗기려 한다
오랜만에 놀러온 산새 한마리
빈 나뭇가지에 앉아
목놓아 울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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