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발표詩

메르스 대처를 보며 외 1편 (한국문학세상 2015년 여름 가을 겨울호)

이제민 시인 2016. 1. 5. 19:09

 

 

메르스 대처를 보며

이제민

낙타에서 감염된다는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공기 중 감염이 아닌 비말감염*이라
금세 마무리될 거라 했는데
감염자가 하나둘 나오고
격리자가 늘어나고
사망자 수 발표될 때마다 공포로 다가온다.

1년 전 세월호 참사 때처럼
초동대처 못 해 뭇매 맞고도
골든타임 놓치고 우왕좌왕 모습에
또다시 분노를 느낀다.

손 세정제 비치, 마스크 착용, 소독 철저
곳곳에 붙은 예방 안내문도 무색하게
아파도 병원 가기 두렵고
버스 지하철 타기 겁나고
마트 대공원 등 사람 모이는 곳
또한 멀리하게 된다.

인적이 뜸한 한산한 도심 거리
한숨짓는 상인의 얼굴엔
미소가 멈춰진 지 오래다.

초동대처 실패해
부랴부랴 확산을 막으려 해도
3차 감염자가 나와
빠른 시기 종식은 어려워 보인다.

메르스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
헌신하는 모습에 감동을, 희망을 본다.

*비말감염 : 기침이나 재채기 시 나오는 침방울(비말, 飛沫)을 통한
                질병 전염 방식으로, 포말감염(泡沫感染)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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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5년 여름·가을·겨울호


 

태풍이 지나간 바다

이제민

태풍 지나가니 먹구름 걷히고
파도치던 바다 다시 평온을 찾는다.

잠시 포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
조업에 어민들 손놀림이 분주하다.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 올라
예전만큼 수확량은 줄어들겠지만
만선 꿈꾸며 출항하는 어민들

갈매기는 끼룩끼룩
숭어는 팔딱팔딱
은빛 물결이 더욱 빛나구나.

시원한 바닷바람
잔잔해진 파도는 옛이야기 들려주며
하얀 물거품을 토해낸다.

저 멀리
수평선에 떠 있는 섬
더 가까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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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한국문학세상』 2015년 여름·가을·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