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말 이제민 처음에는 맑고 순수했던 당신 산천을 여행하면서 세상을 알아간다. 꽃을 만나 향기를 품고 비를 만나 눈물을 흘리며 살아가는 당신 탐스러운 열매에 얼굴 붉히다가 그 아래 떨어진 나뭇잎 보며 그리움을 앓아가기도 한다. 해가 뜨면 따스함을 맛보고 달이 뜨면 외로움도 느끼며 살아가는 당신 머리 풀어헤치며 흔들리는 갈대처럼 파도 가로지르며 질주하는 갈매기처럼 그렇게 성장해가며 인생을 배워간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0년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