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시 35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 3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 3 이제민 네모난 바둑판 361로路의 길 너와 내가 마주 앉아 반상의 여행을 떠난다. 서로 보듬어 주기도 하고 때론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이겨야 하는 마라톤 같은 게임이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길을 잘못 들면 다시 돌아갈 수 있지만 반상의 길은 한번 간 길은 돌이킬 수가 없다. 그 나름대로 인내가 필요할 뿐이다. 파도가 치고 폭풍우 몰아칠 때면 임시 숙소에 웅크리고 앉아 고뇌에 잠긴다. 소중한 병정들을 떠나보내며 슬퍼할 겨를이 없이 가야 한다. 재충전해서 다시 길을 가야 한다. 승리를 위하여.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09년 겨울호

바둑이야기 -선의 노래

바둑이야기 -선의 노래 이제민 1선은 죽음선 나가면 나갈수록 죽고요 비마끝내기 살금살금 상대 진영 짓밟고 위험할 땐 서로 손잡고 연결하고요 2선은 패망선 기면 길수록 망하고요 한 칸 끝내기 야금야금 상대 진영 교란하고 불안할 땐 얼른 가볍게 살아 놓아요 3선은 실리선 늘면 늘수록 안정하고요 중심을 잡아 살랑살랑 포근함을 갖고 수비할 땐 좋은 행마로 살아 놓아요 4선은 세력선 두면 둘수록 커지고요 우주로 나가 팔랑팔랑 희망을 품고 공격할 땐 크게 중앙에서 모자씌워요 오선지에 그린 악보처럼 높고 낮은 선 서로 사이좋다가 싸우기도 하는 그리움과 외로움이 있는 포근하고 희망의 노래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09년 여름호

청풍명월淸風明月 바둑 축제

청풍명월淸風明月 바둑 축제 이제민 바둑인이라면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대회 의림지, 박달재, 월악산, 청풍호반 등 제천10경이 있는 아름다운 명소, 제천 전국에 바둑 '좋아라' 하는 개인, 동호인 팀을 구성해 축제장 연다. 계곡물이 흐르는 산채건강마을 물소리에 맞춰 바둑돌 소리 정겹다. 한여름 무더위도 신선神仙이 있는 그곳 산들바람 불어주리. 황토 찜질, 한방병원에서 의료 시술 받아 피곤함도 말끔히 씻고 오늘만이라도 세상 근심이 없는 편안한 꿈나라 가보자. 의림지 솔밭공원, 정자亭子 있는 산채마을에서 옛 성현의 풍류 한번 누려보자. 우리 모두 바둑의 멋을 만끽해보자. 자연과 수담手談이 어우러진 2009년 제천 청풍명월 바둑 축제에서 *2009년 청풍명월 바둑축제 2009년 7월 25일~26일 *행사 주최 ..

바둑이야기 -따먹기

바둑이야기 -따먹기 이제민 먹기 먹기 따먹기 재미있는 따먹기 단수 단수 연단수치며 촉촉수로 잡고 먹여치기 이용해 환격으로 잡고 도망가는 말 그물 쳐놓고 몰면 한 점 한 점이 두 점 세 점 뭉쳐 소마 대마 왕대마 되네. 먹기 먹기 따먹기 기분 좋은 따먹기 잡은 돌 들어내며 환한 웃음 짓고 따르르 따르르 뚜껑에 돌 담는 소리 경쾌한 소리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기분 좋은 건 대마 빵때림.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08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