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시 35

바둑지에 실린 시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외 6편

바둑지에 실린 시 (7편) 월간 『바둑세계』 1990년 2월호 독자의 난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하이텔바둑동』 회지 창간호 (1996년 8월) 「장군 멍군」 『하이텔바둑동』 회지 창간호 (1996년 8월) 「겨울 바다」 주간 『바둑 361』 기념호 (1996년 10월) 「귀의 마술」 월간 『바둑』 1997년 6월호 「돌소리 글소리」란 「패싸움」 『하이텔바둑동』 회지 2호 (1997년 12월) 「들꽃」 『하이텔바둑동』 회지 2호 (1997년 12월) 편집후기 「수담으로 즐기는 바둑동」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이제민 반상 위에 두개의 작은 병정들 내 마음의 고뇌가 시작되네 손끝마다 힘이 넘쳐 사색은 시작되네. 한 병정이 내 마음을 뒤흔들면 내 마음은 점점 하늘로 용솟음치네 그때마다 하나 둘 고통스런..

여름 장마 외1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 여름 장마 외 1편 여름 장마 이제민 온 대지를 뜨겁게 달구던 햇빛 점점 지쳐가는 생명 하늘도 더는 참지 못하는지 연이어 울음을 터트린다. 그칠 줄 모르는 울음에 눈물 보가 터져버린 빗물 폭포수를 이룬다. 한번 터진 울음 언제 그치려나 마냥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 할머니의 옛이야기 이제민 깊어 가는 여름밤 TV도 없던 시절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다. 마당에 멍석 깔고 모깃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둘러앉아 옥수수를 먹으며 듣는 할머니의 이야기 대문 밖 논두렁에는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함께 어우러져 장단을 맞추고 손자 손녀 모기 물릴까 봐 부채질을 해가며 이야기는 시작되고 마당 모퉁이..

부부 대국夫婦對局 -도월화 수필집 『여월여화如月如花』 중 「부부 대국」을 읽고 나서

부부 대국夫婦對局 -도월화* 수필집 『여월여화如月如花』 중 「부부 대국」을 읽고 나서 이제민 실력차이가 많이 나는 부부 대국 흑 9점 화려하게 놓고 두었네. 만방으로 깨지니 남편이 말하기를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 두 집 내기 쉬운 네 귀를 중심으로 겨우 두세 집 짓고 나면 외곽 쌓아 숨통을 조여오는 당신 중앙은커녕 옆집 마실갈 길도 끊어지니 싸워보지도 못하고 불계패하고 말았네. 보다 못한 남편이 말하기를 ‘공격은 최상의 방어’다 공격해 보지만 워낙 강적 앞에서 맥도 못 추고 죽은 흑돌 시체가 즐비해 빚쟁이 신세가 되고 말았네. 고수하고 대국하는 게 영광으로 생각하고 양말을 빨아 대령하라는 당신 갖가지 주문을 해댄다. 주말에는 옆집 부부와 연기連琪***를 두었네. 남편끼리 실력이 비슷하고 우리 여..

거미

거미 이제민 19층 고층 아파트에 몸짓이 왜소한 거미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실타래처럼 얽힌 미로를 만들어 놓고 먹잇감을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머리 나쁜 곤충들 위협을 느끼지 못한 채 날갯짓하기에 여념이 없다 거미의 포위망이 온몸을 누르자 그제야 눈치채는 곤충 사는 길을 외면하고 죽는 길을 스스로 택하고 마는 가엾은 곤충 뒤늦게 벗어나려고 필사적인 몸부림을 쳐보지만 몸은 더욱 굳어만 가고 그것을 지켜본 거미는 얄미운 침을 넌지시 흘려보낸다 19층 고층 아파트엔 어느새 몸짓이 뚱뚱한 거미 여러 마리가 살고 있었다. ------------------------ ·계간 『문학세상』 2005년 제2호 제2회 신인문학상 [시부문] 당선작

수담으로 즐기는 바둑동

수담으로 즐기는 바둑동 이제민 수담(手談)으로 즐기는 하이텔 바둑동 나그네처럼 스쳐 지나가면 그만인 나를 정들게 하여 머물게 하고 인생의 참맛을 바둑을 통하여 알게 하는 바둑동이 여기 있으리라 바둑 한 수에 피곤도 잊은 채, 손끝에서 나오는 돌 소리에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고 수담 후엔 따뜻한 만남이 휴게실처럼 아늑한 우리들의 대화의 공간 여기에 낭만이 있고 기쁨이 가득한 하이텔 바둑동. ------------------------ ·통신바둑모임 『하이텔 바둑동』 회지 2호(1997년) 편집후기

패싸움 (월간 바둑 1997년 6월호)

패싸움 이제민 상수의 말을 거의 다 잡았다고 기쁨의 탄식을 할 때 교묘히 패로 만들어 버리고 자기 말이 다 살았다고 방심한 틈을 타 시간이 흐르면 살며시 조여 오죠 패가 나면 긴장이 고조되어 판은 어지럽고 여기저기 널려있는 팻감들 팻감을 잘못 써 어느덧 대마는 죽고 상수의 말을 잡았을 땐 그 기쁨 누가 알랴? 패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는 패싸움. ------------------------ ·월간 『바둑』 1997년 6월호 「돌소리 글소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