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옛이야기 이제민 깊어 가는 여름밤 TV도 없던 시절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다. 마당에 멍석 깔고 모깃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둘러앉아 옥수수를 먹으며 듣는 할머니의 이야기 대문 밖 논두렁에는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함께 어우러져 장단을 맞추고 손자 손녀 모기 물릴까 봐 부채질을 해가며 이야기는 시작되고 마당 모퉁이 더위에 지친 강아지도 꼬리를 흔들며 아장아장 걸어와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잠이 와 눈을 껌벅껌벅하면 할머니는 무딘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며 자장가를 불러주고 외양간 소도, 강아지도 밤하늘에 떠있는 별님도 새근새근 잠이 든다. 한여름밤이면 할머니의 구수한 이야기가 늘 귓전을 맴돈다.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