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시 243

한글을 지켜요

한글을 지켜요 이제민 우리글이 없어 한자(漢字)로 쓰던 때 우리말을 쉽게 배우고 쓰기 위해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訓民正音)을 창제하셨다 일제 감정기 때 나라를 잃어 민족의 얼과 정기 말살당하고 한글을 빼앗긴 설움에 우리 말과 글을 지키려 노력한 선인(先人)들 세상을 떨치는 우수한 우리말, 한글 아직도 일본어 찌꺼기가 남아있고 인터넷 보급으로 한글을 훼손하는 신조어(新造語)가 늘어나고 있다 민족정신 깃든 우리 말과 글 바르고 예쁘게 써서 소중히 여겨 후대(後代)에 물려주는 우리가 모두 한글 지킴이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가을·겨울호 통권 41호

구암팔경(九岩八景), 구암팔영(九岩八詠)

구암1)팔경(九岩八景) 이제민 구암지석(龜岩支石) / 거북바위2)는 지석묘군 운무밀운(雲霧密雲) / 울미산3)의 뭉게구름 야중압원(野中鴨園) / 들판에 있는 동오리산4) 삼가조어(三街釣魚) / 삼가천에서 고기를 낚고 성하노괴(盛夏老槐) / 한여름의 늙은 느티나무 곡숙추야(穀熟秋野) / 곡식이 익는 가을들녘 주막유객(酒幕留客) / 주막에 머무르는 나그네 병벽세고(洴澼洗姑) / 빨래터에서 빨래하는 아낙네들 -------------------------------------------------------- 1) 구암(九岩) : 본래 보은군(報恩郡) 탄부면(炭釜面)의 지역으로서 거북처럼 생긴 바위가 있으므로 거북바위, 귀바우, 또는 구암(龜岩)이라 하였는데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중관리(中官里)와 하..

귀바위 마을, 귀바위[龜岩] 마을 가을풍경

귀바위 마을 이제민 보은(報恩)에서 삽십 리 탄부면(炭釜面) 동남쪽 넓은 들 군데군데 옹기종기 모여 산다 남쪽에 울미산[雲霧山] 아래 보은에서 흐르는 대냇물[竹川, 報靑川]과 속리산(俗離山)에서 흐르는 삼가천(三街川)이 구정부리에서 합수(合水)된다 거북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귀바위, 구암(龜岩)이라 하고 1914년에 중관리(中官里), 하관리(下官里)를 병합하여 아홉 개 바위[고인돌, 支石墓]가 있어 구암리(九岩里)라 했다고 한다 거북바위라 부르는 제1호 지석묘는 한 해가 바뀔 때, 햇곡식이 날 때, 가을걷이가 끝나면 정성스레 음식을 차려놓았다고 한다 바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숨바꼭질하면서 놀았던 어린 시절 냇가에서 낚시하고 도랑에서 미꾸라지, 메기, 붕어, 가재 등 족대로 잡았던 때가 있었다 모내기 철 마..

꽃향기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 여름호)

꽃향기 이제민 유혹하는 손짓에 발걸음 멈춰봐요 청명한 하늘 향기를 머금고 꽃망울 터트려요 바람에 흔들리며 앙증맞게 미소 짓는 상큼한 희망의 언어 꽃향기 맡으며 눈을 감아봐요 별빛에 반짝이며 곰살맞게 눈웃음치는 달콤한 사랑의 언어 꽃잎은 져도 고운 향기는 마음속에 남아있어요.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여름호 통권 40호 나른한 오후 이제민 따사로운 봄 햇살 방안에 스며드는 오후 온몸 나른해진다 초록 옷 입은 나무 사이로 새 한 마리 지나가다 나뭇가지에 앉아 조잘조잘 고된 삶 속 번뇌 흘러가는 세월 묻어두고 멈춰진 시간에 갇혀 적막하다 춤추며 손짓하는 유혹에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 ·계..

한여름 밤의 그리움

한여름 밤의 그리움 이제민 뜨거운 태양 익어가는 여름 밤에도 열기가 식지 않는다 종일 시끄러운 매미도 지쳤는지 잠시 울지 않는다 밤하늘 별을 보며 꿈으로 다가온 그리움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가까이 있는 것 같은 모습 시원한 차를 마시며 가슴을 식혀 보지만 깊어가는 여름밤 그리움은 더해 간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여름호 통권 40호

나른한 오후

나른한 오후 이제민 따사로운 봄 햇살 방안에 스며드는 오후 온몸 나른해진다 초록 옷 입은 나무 사이로 새 한 마리 지나가다 나뭇가지에 앉아 조잘조잘 고된 삶 속 번뇌 흘러가는 세월 묻어두고 멈춰진 시간에 갇혀 적막하다 춤추며 손짓하는 유혹에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여름호 통권 40호

꽃향기

꽃향기 이제민 유혹하는 손짓에 발걸음 멈춰봐요 청명한 하늘 향기를 머금고 꽃망울 터트려요 바람에 흔들리며 앙증맞게 미소 짓는 상큼한 희망의 언어 꽃향기 맡으며 눈을 감아봐요 별빛에 반짝이며 곰살맞게 눈웃음치는 달콤한 사랑의 언어 꽃잎은 져도 고운 향기는 마음속에 남아있어요.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여름호 통권 40호

함께하는 세상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1년 가을 겨울호)

함께하는 세상 이제민 함께하는 세상은 아름답다 위험한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시민들 힘을 합쳐 돕고 안도의 한숨 내쉬며 제 갈 길 간다 삭막한 도시가 아닌 인정이 넘치는 활기찬 거리 혼자만의 세상이 아닌 다 함께 도우며 살아가는 희망이 있는 세상이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1년 가을·겨울호 통권 39호 늦가을 풍경 이제민 가을바람 유혹에 리듬 타며 붉게 타오르고 깊어가는 가을밤 찻잔에 떠 있는 달그림자 숨바꼭질하다 잠 못 이루네 가을 끝자락에 남은 열매 산까치 나눠주고 찬바람 산 등허리 몰아치면 집 안에 꼭꼭 숨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1년 가을·겨울호 통권 39호 귀바위 마을 이제민 보은(報恩)에서 ..

귀바위 마을

귀바위 마을 이제민 보은(報恩)에서 삽십 리 탄부면(炭釜面) 동남쪽 넓은 들 군데군데 옹기종기 모여 산다 남쪽에 울미산[雲霧山] 아래 보은에서 흐르는 대냇물[竹川, 報靑川]과 속리산(俗離山)에서 흐르는 삼가천(三街川)이 구정부리에서 합수(合水)된다 거북처럼 생긴 바위가 있어 귀바위, 구암(龜岩)이라 하고 1914년에 중관리(中官里), 하관리(下官里)를 병합하여 아홉 개 바위[고인돌, 支石墓]가 있어 구암리(九岩里)라 했다고 한다 거북바위라 부르는 제1호 지석묘는 한 해가 바뀔 때, 햇곡식이 날 때, 가을걷이가 끝나면 정성스레 음식을 차려놓았다고 한다 바위에 올라가기도 하고 숨바꼭질하면서 놀았던 어린 시절 냇가에서 낚시하고 도랑에서 미꾸라지, 메기, 붕어, 가재 등 족대로 잡았던 때가 있었다 모내기 철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