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294

외딴 골목길에 선 가로등

외딴 골목길에 선 가로등 이제민 외딴 골목길에 가로등 하나 서 있다. 발길이 뜸해지면 어김없이 나타나 어둠을 밝게 비추는 등불 두 어깨에 짊어진 삶의 무게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술 한잔 마신 것처럼 흐느적거리며 지나가는 모습 낯선 광경은 아니었다. 우리들의 아버지 모습이었다. 그래도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반가이 맞아줄 가족이 있다는 것 그나마 다행이었다. 낯선 골목길에서 기다림에 지쳐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떠돌이 인생 밤하늘에 떠있는 별을 친구 삼아 흐릿한 기억을 더듬는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0년 여름호

보석 비빔밥 외 1편 (한국문학세상 2010년 봄호)

보석 비빔밥 이제민 입맛이 없을 때 양푼에 열무김치, 나물에 계란부침을 넣고 거기에 밥 한 공기 넣어 고추장에 참기름 몇 방울 동동 띄워 비비고 또 비빈다. 입가에 고추장 묻은 밥풀을 묻혀가며 숟가락에 푹 떠서 먹는다. 당신에게 다이아몬드는 아니지만 값싼 보석이라도 받을 줄 알았는데 보석이 뭐 별개냐 이렇게 맛있게 먹으면 그게 다 보석이지. 매운 것도 꾹 참고 허겁지겁 먹고 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하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0년 봄호 삼겹살에 소주 한잔 이제민 하루 일을 끝내고 부담 없는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 '캬! 좋다.' 반가운 친구들과 첫 잔을 부딪치며 마시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석쇠에 올려놓은 삼겹살 온몸을 비틀거리며 오그라들고 자글자..

보석 비빔밥

보석 비빔밥 이제민 입맛이 없을 때 양푼에 열무김치, 나물에 계란부침을 넣고 거기에 밥 한 공기 넣어 고추장에 참기름 몇 방울 동동 띄워 비비고 또 비빈다. 입가에 고추장 묻은 밥풀을 묻혀가며 숟가락에 푹 떠서 먹는다. 당신에게 다이아몬드는 아니지만 값싼 보석이라도 받을 줄 알았는데 보석이 뭐 별개냐 이렇게 맛있게 먹으면 그게 다 보석이지. 매운 것도 꾹 참고 허겁지겁 먹고 나니 마음이 한결 홀가분하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0년 봄호

은반 위의 요정 김연아 -2010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축하하며

은반 위의 요정 김연아 -2010년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축하하며 이제민 피아노 협주곡에 맞춰 얼음 위를 한 마리 나비처럼 사뿐하게 우아하고 부드럽게 때론 격렬하게 리듬에 맞춰 돌고 돌고 또 돌고 한 마리 학처럼 고아한 자태 구름 위를 사뿐히 나는 동화 속 요정 김연아 은반 위에 한 편의 시를 쓴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 (문예운동이 가려 뽑은 국민시집 『우리들의 좋은 詩』2010년 2월)

삼겹살에 소주 한잔 이제민 하루 일을 끝내고 부담 없는 친구들과 삼겹살에 소주 한잔 '캬! 좋다.' 반가운 친구들과 첫 잔을 부딪치며 마시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석쇠에 올려놓은 삼겹살 온몸을 비틀거리며 오그라들고 자글자글 톡톡 소리 내며 익어간다. 고기 굽는 냄새 코끝을 자극하면 또 한 잔의 술잔이 오가고 상추잎에 삼겹살을 얹고 거기에 신김치, 생마늘, 풋고추, 파절이 기호대로 쌈을 싸 입에다 쏙 넣는다. 톡 쏘는 독한 소주 맛이 삼겹살에 스며들어 뒤끝이 부드럽고 깔끔하다. 역시 삼겹살엔 소주 한잔이 제격이야, 그렇지! 다음에 만날 때도 삼겹살에 소주 한잔, 어때? ------------------------ · 특집 문예운동 105호 별책부록 문예운동이 가려 뽑은 국민시집 (약 4백 명의 대표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