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외 1편 (한국문학세상 2010년 가을호)
종이컵 이제민 예쁘지 않고 품위도 없다지만 마음만큼은 넓고 둥글어요. 목마른 갈증 자판기에서 뽑은 차 한 잔 두 손으로 감싸면 온몸에 따스함이 스며들어 마음마저 여유로워요. 아무 데서나 서서 마실 수 있고 편한 사이 같이 마실 수 있는 차 짧은 만남이지만 빈 종이컵은 꼬기꼬기 구기지 말고 재활용 해주세요. 그래야 다시 태어날 수 있으니까요.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0년 가을호 바람의 말 이제민 처음에는 맑고 순수했던 당신 산천을 여행하면서 세상을 알아간다. 꽃을 만나 향기를 품고 비를 만나 눈물을 흘리며 살아가는 당신 탐스러운 열매에 얼굴 붉히다가 그 아래 떨어진 나뭇잎 보며 그리움을 앓아가기도 한다. 해가 뜨면 따스함을 맛보고 달이 뜨면 외로움도 느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