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294

어느 소작농의 눈물 외2편 (한국문학세상 2008년 겨울호)

어느 소작농의 눈물 이제민 한 시골마을 가난한 농민이 살고 있었다. 농사가 잘돼 풍년이 들면 수매收買를 다 바치지 못하고 흉년이 드는 해에는 소출이 적어 가난을 면치 못했다. 그래도 자기 땅이라도 있는 사람은 그나마 났지만 소작농小作農은 애써 농사를 잘 지어봐도 지주地主에 임대료를 주고 나면 손에 쥔 소득은 몇 푼 안 되었다. 자식들은 커가고 비료대금 등 농자잿값은 점점 오르고 정부에서 지급하는 쌀 소득보전 직불금*마저 지주에 빼앗기고 마는 현실 부수입을 올리려고 소, 돼지, 닭 등 가축을 길러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탓에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파동에 생활은 나아지지가 않았다. 오히려 융자를 받은 빚만 늘어갔다. "아빠, 우리는 왜 이렇게 가난한 거야? 언제 가난을 면할 수 있어?" 자식의 말에 제대로..

바둑이야기 -따먹기

바둑이야기 -따먹기 이제민 먹기 먹기 따먹기 재미있는 따먹기 단수 단수 연단수치며 촉촉수로 잡고 먹여치기 이용해 환격으로 잡고 도망가는 말 그물 쳐놓고 몰면 한 점 한 점이 두 점 세 점 뭉쳐 소마 대마 왕대마 되네. 먹기 먹기 따먹기 기분 좋은 따먹기 잡은 돌 들어내며 환한 웃음 짓고 따르르 따르르 뚜껑에 돌 담는 소리 경쾌한 소리 뭐니 뭐니 해도 가장 기분 좋은 건 대마 빵때림.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08년 겨울호

어느 소작농의 눈물

어느 소작농의 눈물 이제민 한 시골마을 가난한 농민이 살고 있었다. 농사가 잘돼 풍년이 들면 수매收買를 다 바치지 못하고 흉년이 드는 해에는 소출이 적어 가난을 면치 못했다. 그래도 자기 땅이라도 있는 사람은 그나마 났지만 소작농小作農은 애써 농사를 잘 지어봐도 지주地主에 임대료를 주고 나면 손에 쥔 소득은 몇 푼 안 되었다. 자식들은 커가고 비료대금 등 농자잿값은 점점 오르고 정부에서 지급하는 쌀 소득보전 직불금*마저 지주에 빼앗기고 마는 현실 부수입을 올리려고 소, 돼지, 닭 등 가축을 길러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탓에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파동에 생활은 나아지지가 않았다. 오히려 융자를 받은 빚만 늘어갔다. "아빠, 우리는 왜 이렇게 가난한 거야? 언제 가난을 면할 수 있어?" 자식의 말에 제대로..

낡은 우체통 외 2편 (문예지평 2008년 가을호 통권7호)

·문예지평 2008년 가을호 (통권7호) 낡은 우체통 외 2편 낡은 우체통 이제민 사연 가득 정이 듬뿍 담긴 길가 빨간 우체통 그리움 보고 싶어 밤중에 써내려간 소중한 편지 두근거리는 마음 안고 빨간 우체통에 넣는다. 답장은 언제 받아보나 그대 얼굴 떠올리며 매일 기다려지곤 했는데 이젠 전화, 이메일 등 간편한 통신수단으로 인해 추억이 되어버린 우체통 먼지만 가득한 채로 길모퉁이에 서서 옛 생각에 잠긴 낡고 쓸쓸한 우체통 ------------------------ ·문예지평 2008년 가을호 간이역 이제민 찾아오는 이 없는 어느 시골의 간이역 주변엔 무성한 들풀만이 바람결에 흔들리며 고독을 씹고 있다. 한때는 인적으로 북적거리던 간이역 저마다 사연을 묻고 도시로 도시로 떠나버린 사람들 기차는 그리움을 ..

간이역

간이역 이제민 찾아오는 이 없는 어느 시골의 간이역 주변엔 무성한 들풀만이 바람결에 흔들리며 고독을 씹고 있다. 한때는 인적으로 북적거리던 간이역 저마다 사연을 묻고 도시로 도시로 떠나버린 사람들 기차는 그리움을 내려놓은 채 서서히 서글픈 기적소리를 내며 휘어진 철로 끝으로 사라져간다. 철로 위엔 떨어진 이파리가 그리움을 안은 채 쓸쓸히 나뒹굴고 있다. ------------------------ ·문예지평 2008년 가을호

불빛 외 1편 (문학세상 제4호 2008년 7월)

계간 문학세상 제4호(2008년 7월) 불빛 외 1편 계간 문학세상 다음카페 :: http://cafe.daum.net/munhaksesang 불빛 이제민 한줄기 빛이 되고 싶다. 한곳에서 바라만 보고 있는 기다림이 아니라 당신을 지켜주는 빛, 불빛 그런 불빛이 되고 싶었다. 당신의 차가운 마음도, 방황하는 시간도 따뜻한 마음으로 감싸주고 싶다. 한줄기 빛이 되고 싶다. 말보다는 행동으로 거짓이 아닌 진실 된 마음으로 당신에게 꺼지지 않는 영원한 불빛이고 싶다. ------------------------ ·계간 「문학세상」 2008년 제4호 강가에서 이제민 파란 하늘 물결에 아른아른 거리고 떼 지어 날아든 철새 한가로이 노닐고 바람향기 흔들리는 갈대 그리움의 몸짓인가. 해가 뉘엿뉘엿 지면 강물은 은빛 ..

강가에서

강가에서 이제민 파란 하늘 물결에 아른아른 거리고 떼 지어 날아든 철새 한가로이 노닐고 바람향기 흔들리는 갈대 그리움의 몸짓인가. 해가 뉘엿뉘엿 지면 강물은 은빛 물결로 찬란하고 도취한 물고기들은 물 위로 곡예비행을 하고 강바람에 춤추는 갈대 소리 은은하다. 강 한쪽에는 조각배 한 척 누구를 기다리는지 홀로 적막을 깨운다. ------------------------ ·계간 「문학세상」 2008년 제4호 ·『우리들의 좋은 詩 · 3』 2011년 3월 1일 『문예운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