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294

시월의 엽서

시월의 엽서 이제민 시월의 끝자리에 서면 쓸쓸한 마음 허전한 마음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붉게 물든 계절 그대에게 그리움의 엽서를 띄운다. 푸르름으로 간직했던 마음 기다림 끝에는 타다가 남은 잿빛이지만 늘 하늘을 보며 고이 간직한 마음을 전하고 싶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도 새들의 속삭임에도 쓸쓸한 마음 허전한 마음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 당신을 위해 늘 비워둬야겠다. 기다림은 마음 한구석에 타다가 남은 불씨 같은 것 잠시 휴식을 취하는 휴화산 같은 것 가을이 지나면 그대와의 추억이 빈 하늘에 서성이며 지켜보겠지.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11월호

해바라기 꽃 · 1 외1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10월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10월호 해바라기 꽃 · 1 외1편 해바라기 꽃 · 1 이제민 그대에게 달려가고 싶지만 담장 밑에 서서 그대 오기를 기다리는 해바라기 꽃 아직 어리다고 쳐다보지도 않지만 그리움 간직한 채로 가슴앓이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움은 끝내 기다림이 되어 그대 앞에 서 있지만 그대는 스쳐 지나갈 뿐 그대가 진정으로 손을 내밀 때 사랑이 듬뿍 담긴 노란 웃음을 지을래요. 언제나 창가에 서서 그대 오기를 기다리는 한 송이 꽃이에요.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10월호 해바라기 꽃 · 2 이제민 담장 밑 외줄기 곧은 절개 하늘 높이 피어있는 해바라기 꽃 맑은 날 방긋, 고개 쳐들고 흐린 날 찡긋, 머리 숙여 눈물을 떨어뜨린다. 말없이 그 자리..

해바라기 꽃 · 1

해바라기 꽃 · 1 이제민 그대에게 달려가고 싶지만 담장 밑에 서서 그대 오기를 기다리는 해바라기 꽃 아직 어리다고 쳐다보지도 않지만 그리움 간직한 채로 가슴앓이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움은 끝내 기다림이 되어 그대 앞에 서 있지만 그대는 스쳐 지나갈 뿐 그대가 진정으로 손을 내밀 때 사랑이 듬뿍 담긴 노란 웃음을 지을래요. 언제나 창가에 서서 그대 오기를 기다리는 한 송이 꽃이에요.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10월호

선풍기 · 2 외3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선풍기 · 2 외3편 선풍기 · 2 이제민 바람을 일으키느라 빙글빙글 날개도 안 아픈가 봐요. 땀방울 식히느라 빙글빙글 목도 안 아픈가 봐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어지럽지도 않은 가 봐요. 낮이나 밤이나 빙글빙글 지치지도 않나 봐요.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매미 이제민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외로워서 운다. 숲이 있는 어디서든지 나무 위에 매달려 불볕더위에 목이 터져라 짝을 찾는 사랑의 노래 부른다.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슬퍼서 운다. 수년이나 땅속에서 굼벵이로 숨죽여 살다가 세상에 나와 겨우 여름 한철 삶 슬퍼서 운다. 외로워서 운다. 슬퍼서 운다. 밤낮 가리지 않고 -------------------..

슬픈 시

슬픈 시 이제민 너에 향한 마음 다가가지 못하고 나는 서성거린다. 솔솔 부는 갈바람에 흔들리는 그대, 갈대의 마음 내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그동안 만남은 사랑으로 피어나지 못하고 슬픈 이별로 남는다. 나는 그대에게 부치지 못할 한가락의 선율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옛추억을 한 편의 슬픈 시로 고이 간직한다.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당신의 들꽃

당신의 들꽃 이제민 백합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향기롭지 않아도 그대 위해 핀 한 송이 들꽃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고 구름 따라 여기저기 떠돌지만 당신에게 향한 마음은 백합보다도, 장미보다도 못하지 않으리. 불모지에서 태어나 숱한 비바람에 온몸이 다 만신창이가 되어도 곧은 절개 하나만은 꺾이지 않으리. 다시 태어나도 그대 위해 자랄 수 있는 나는 당신의 들꽃.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매미

매미 이제민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외로워서 운다. 숲이 있는 어디서든지 나무 위에 매달려 불볕더위에 목이 터져라 짝을 찾는 사랑의 노래 부른다.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슬퍼서 운다. 수년이나 땅속에서 굼벵이로 숨죽여 살다가 세상에 나와 겨우 여름 한철 삶 슬퍼서 운다. 외로워서 운다. 슬퍼서 운다. 밤낮 가리지 않고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바둑지에 실린 시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외 6편

바둑지에 실린 시 (7편) 월간 『바둑세계』 1990년 2월호 독자의 난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하이텔바둑동』 회지 창간호 (1996년 8월) 「장군 멍군」 『하이텔바둑동』 회지 창간호 (1996년 8월) 「겨울 바다」 주간 『바둑 361』 기념호 (1996년 10월) 「귀의 마술」 월간 『바둑』 1997년 6월호 「돌소리 글소리」란 「패싸움」 『하이텔바둑동』 회지 2호 (1997년 12월) 「들꽃」 『하이텔바둑동』 회지 2호 (1997년 12월) 편집후기 「수담으로 즐기는 바둑동」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이제민 반상 위에 두개의 작은 병정들 내 마음의 고뇌가 시작되네 손끝마다 힘이 넘쳐 사색은 시작되네. 한 병정이 내 마음을 뒤흔들면 내 마음은 점점 하늘로 용솟음치네 그때마다 하나 둘 고통스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