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 이제민 유혹하는 손짓에 발걸음 멈춰봐요 청명한 하늘 향기를 머금고 꽃망울 터트려요 바람에 흔들리며 앙증맞게 미소 짓는 상큼한 희망의 언어 꽃향기 맡으며 눈을 감아봐요 별빛에 반짝이며 곰살맞게 눈웃음치는 달콤한 사랑의 언어 꽃잎은 져도 고운 향기는 마음속에 남아있어요.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2년 봄·여름호 통권 40호 나른한 오후 이제민 따사로운 봄 햇살 방안에 스며드는 오후 온몸 나른해진다 초록 옷 입은 나무 사이로 새 한 마리 지나가다 나뭇가지에 앉아 조잘조잘 고된 삶 속 번뇌 흘러가는 세월 묻어두고 멈춰진 시간에 갇혀 적막하다 춤추며 손짓하는 유혹에도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