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세상 129

시골길

시골길 이제민 시내 어디 가도 차들로 북적이는 도로 주변은 도시빌딩으로 장막을 친다. 바쁜 시간, 반복되는 일상 벗어나고 싶어 오랜만에 시골에 갔다. 길옆으로 코스모스 한들한들 들녘에서 부는 산들바람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며 싱그러운 바람 향기에 마음마저 시원하다. 하루해가 뉘엿뉘엿 지면 산 너머 노을이 붉은 미소를 짓는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8년 가을·겨울호

여름 가뭄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 겨울호)

여름 가뭄 이제민 강렬한 태양 거리에는 발걸음이 뜸하고 간혹 헐떡이는 숨을 생수로 축인다. 파릇파릇하던 꽃잎 시들시들 타들어 가고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논밭 농민들은 물 대기에 사투를 벌인다. 저수지가 메말라 살아남은 물고기도 배를 드러낸 채 벌렁벌렁 가쁜 숨을 몰아쉰다. 애타는 심정 하늘만 쳐다볼 수 없어 가뭄 심한 지역에선 기우제도 지낸다. 한줄기 비라도 밤하늘 별빛처럼 쏟아지길 간절히 바라지만 불볕더위가 여전히 강렬하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겨울호 단비 이제민 뜨거운 대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꽃잎도 가로수도 시들시들 모두 다 갈증에 허덕이고 점점 지쳐만 간다. 어디선가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갈증을 해소해 주는 단비 소록소록 내린다..

담비

단비 이제민 뜨거운 대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꽃잎도 가로수도 시들시들 모두 다 갈증에 허덕이고 점점 지쳐만 간다. 어디선가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갈증을 해소해 주는 단비 소록소록 내린다. 메마른 꽃잎 싱글벙글 고개 숙인 나무들 두 팔 벌려 어깨춤 춘다. 쩍쩍 갈라진 논바닥 보며 심장이 타들어 가던 농부 모처럼 입가에 웃음꽃이 핀다. 저수지에도 물이 고이고 곤충들 폴짝폴짝 한여름 밤 오케스트라 연주한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겨울호

여름 가뭄

여름 가뭄 이제민 강렬한 태양 거리에는 발걸음이 뜸하고 간혹 헐떡이는 숨을 생수로 축인다. 파릇파릇하던 꽃잎 시들시들 타들어 가고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논밭 농민들은 물 대기에 사투를 벌인다. 저수지가 메말라 살아남은 물고기도 배를 드러낸 채 벌렁벌렁 가쁜 숨을 몰아쉰다. 애타는 심정 하늘만 쳐다볼 수 없어 가뭄 심한 지역에선 기우제도 지낸다. 한줄기 비라도 밤하늘 별빛처럼 쏟아지길 간절히 바라지만 불볕더위가 여전히 강렬하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겨울호

문손잡이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17년 겨울 봄 여름호)

문손잡이 이제민 벽에는 문이 있다. 문에는 손잡이가 있다. 문 앞에서 긴 호흡 하며 손잡이를 잡는다. 문 안과 밖 온도 차이 느끼며 가깝기도 먼 세월 똑똑 똑똑똑 문을 여는 순간 펼쳐진 세상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희망의 길.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겨울·봄·여름호 파도 이제민 흔들리는 마음 비집고 넘실대는 파도 온갖 잡념 구석구석 품으며 물결친다. 고요한 마음 헤집고 일렁이는 파도 갖은 집념 조각조각 부수며 소용돌이친다. 처얼석 처얼석 밀려갔다 밀려오는 사이 그리움이 자란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겨울·봄·여름호 새봄을 기다리며 이제민 새봄 기다리며 풍요로운 마음 나만의 바람인가 계절은 바뀌..

새봄을 기다리며

새봄을 기다리며 이제민 새봄 기다리며 풍요로운 마음 나만의 바람인가 계절은 바뀌어 새로운 씨앗 움트는데 시샘하듯 얄궂은 바람 질투의 몸부림인가 모진 추위 견딘 어린나무 어김없이 꽃눈 틔우는데 어두컴컴한 골방 손발은 시리고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하는 허름한 공간 머지않아 암울한 시대는 가고 새봄은 다가오겠지.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겨울·봄·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