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길 인생의 길 이제민 앞만 보고 달려온 굴곡진 세월의 흔적 흐르는 물처럼 시간은 흘러 정처 없이 떠다니는 여정 뜻대로 되지 않아 고통의 무게는 쌓여도 마라톤 경주처럼 긴 호흡으로 달린다. 노을이 지고 어둠이 오면 모든 걸 내려놓고 잠시나마 편히 쉬어야겠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9년 봄·여름호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9.05.02
카페에서 카페에서 이제민 나른한 오후 자그마한 카페에는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창가에 앉아 카푸치노 한 잔 지그시 눈을 감고 고소한 향 음미하며 마신다. 창밖엔 꽃잎이 따사로운 햇살에 긴 하품하며 기지개 켠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9년 봄·여름호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9.05.02
펜션에서의 하룻밤 펜션에서의 하룻밤 이제민 소백산 자락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집 상추, 고추, 가지 등 가꾸며 사는 귀농인 부부 너그러운 마음에 정감이 간다. 도시에서 느껴보지 못한 맑은 공기 산새들의 지저귐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스민다. 지붕을 짚으로 만든 운치 있는 원두막 정자(亭子)에서 굽이굽이 나 있는 산길 보며 그윽한 차 한 잔 마신다. 밤이 되면 동화나라 온 듯한 야경 바비큐 파티를 하며 서로 힘든 일 훌훌 털어버리고 밤하늘 별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9년 봄·여름호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9.05.02
인생길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18년 가을 겨울호) 인생길 이제민 흐르는 물길 따라 거스를 수 없는 인생길 밤하늘 별처럼 한때는 반짝거릴 때도 있었지만 뒤돌아보면 늘 제자리였다. 많은 선구자가 긴 호흡으로 천천히 가야 한다는 인생길 지나고 나면 부질없는 것을 누굴 위하여, 무엇 때문에 버리지 못하고 채워놓았을까 한순간만이라도 비움을 실천으로 삼아 가벼워지는 마음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8년 가을·겨울호 시골길 이제민 시내 어디 가도 차들로 북적이는 도로 주변은 도시빌딩으로 장막을 친다. 바쁜 시간, 반복되는 일상 벗어나고 싶어 오랜만에 시골에 갔다. 길옆으로 코스모스 한들한들 들녘에서 부는 산들바람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며 싱그러운 바람 향기에 마음마저 시원하다. 하루해가 뉘엿뉘엿..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8.11.12
강물처럼 강물처럼 이제민 머물지 않고 흘러갑니다. 강굽이 지날 때면 급물살 치다가 잔잔해지듯 긴긴 세월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서두름 없이 흘러갔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세월 깊은 그리움 차 한 잔을 마셔도 풀리지 않는 날 많았습니다. 노을 진 강가에서 스치는 바람에 마음 실어 흐르는 강물에 그리움 떨쳐 보냅니다. 머물지 않고 강물처럼 늘 흘러갑니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8년 가을·겨울호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8.11.12
시골길 시골길 이제민 시내 어디 가도 차들로 북적이는 도로 주변은 도시빌딩으로 장막을 친다. 바쁜 시간, 반복되는 일상 벗어나고 싶어 오랜만에 시골에 갔다. 길옆으로 코스모스 한들한들 들녘에서 부는 산들바람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며 싱그러운 바람 향기에 마음마저 시원하다. 하루해가 뉘엿뉘엿 지면 산 너머 노을이 붉은 미소를 짓는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8년 가을·겨울호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8.11.12
인생길 인생길 이제민 흐르는 물길 따라 거스를 수 없는 인생길 밤하늘 별처럼 한때는 반짝거릴 때도 있었지만 뒤돌아보면 늘 제자리였다. 많은 선구자가 긴 호흡으로 천천히 가야 한다는 인생길 지나고 나면 부질없는 것을 누굴 위하여, 무엇 때문에 버리지 못하고 채워놓았을까 한순간만이라..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8.11.12
여름 가뭄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 겨울호) 여름 가뭄 이제민 강렬한 태양 거리에는 발걸음이 뜸하고 간혹 헐떡이는 숨을 생수로 축인다. 파릇파릇하던 꽃잎 시들시들 타들어 가고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논밭 농민들은 물 대기에 사투를 벌인다. 저수지가 메말라 살아남은 물고기도 배를 드러낸 채 벌렁벌렁 가쁜 숨을 몰아쉰다. 애타는 심정 하늘만 쳐다볼 수 없어 가뭄 심한 지역에선 기우제도 지낸다. 한줄기 비라도 밤하늘 별빛처럼 쏟아지길 간절히 바라지만 불볕더위가 여전히 강렬하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겨울호 단비 이제민 뜨거운 대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꽃잎도 가로수도 시들시들 모두 다 갈증에 허덕이고 점점 지쳐만 간다. 어디선가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갈증을 해소해 주는 단비 소록소록 내린다..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7.10.30
택배 상자 택배 상자 이제민 예쁘게 포장해서 보내는 선물 어느 지역이든 간다. 화물차량은 오늘도 빠른 배송 위해 한밤중 도로 위를 달린다. 여러 단계 거쳐 목적지 도달한 상자 이리저리 치여도 안전포장에 받는 사람 흐뭇하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겨울호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7.10.30
담비 단비 이제민 뜨거운 대지 하늘엔 구름 한 점 없다. 꽃잎도 가로수도 시들시들 모두 다 갈증에 허덕이고 점점 지쳐만 간다. 어디선가 비구름이 몰려오더니 갈증을 해소해 주는 단비 소록소록 내린다. 메마른 꽃잎 싱글벙글 고개 숙인 나무들 두 팔 벌려 어깨춤 춘다. 쩍쩍 갈라진 논바닥 보며 심장이 타들어 가던 농부 모처럼 입가에 웃음꽃이 핀다. 저수지에도 물이 고이고 곤충들 폴짝폴짝 한여름 밤 오케스트라 연주한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7년 가을·겨울호 【시집, 발표詩】/발표詩 2017.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