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세상 129

봄이 오는 길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16년 봄·여름·가을호)

봄이 오는 길 이제민 아직은 바람이 찬 산 들녘 봄의 기운이 움트기 시작한다. 두 어깨에 짊어진 겨울 잔상 봄볕에 사르르 발걸음도 가볍다. 대지마다 새순이 돋고 꽃이 피고 유혹의 손길에 마음마저 설렌다.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 아지랑이 너울너울 하늘거리고 따스한 햇볕에 움츠러든 마음 활짝 연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6년 봄·여름·가을호 밤에 마시는 커피 한 잔 이제민 하루 일을 마감하고 그리움이 밀려오면 커피 한 잔 생각이 간절하다. 조용한 피아노 멜로디 흘러간 시간 끄집어내듯 감미로운 선율 음표 물결의 파장이 잔잔하다. 유리창 너머 밤하늘 별들이 반짝이고 둥글게 떠있는 보름달 커피잔에 아롱거린다. 무거운 마음 진한 향에 훌훌 털어버리고 간절한 소원 빌..

메르스 대처를 보며 외 1편 (한국문학세상 2015년 여름 가을 겨울호)

메르스 대처를 보며 이제민 낙타에서 감염된다는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공기 중 감염이 아닌 비말감염*이라 금세 마무리될 거라 했는데 감염자가 하나둘 나오고 격리자가 늘어나고 사망자 수 발표될 때마다 공포로 다가온다. 1년 전 세월호 참사 때처럼 초동대처 못 해 뭇매 맞고도 골든타임 놓치고 우왕좌왕 모습에 또다시 분노를 느낀다. 손 세정제 비치, 마스크 착용, 소독 철저 곳곳에 붙은 예방 안내문도 무색하게 아파도 병원 가기 두렵고 버스 지하철 타기 겁나고 마트 대공원 등 사람 모이는 곳 또한 멀리하게 된다. 인적이 뜸한 한산한 도심 거리 한숨짓는 상인의 얼굴엔 미소가 멈춰진 지 오래다. 초동대처 실패해 부랴부랴 확산을 막으려 해도 3차 감염자가 나와 빠른 시기 종식은 어려워 보인다. 메르스 최전선에서 사..

태풍이 지나간 바다

태풍이 지나간 바다 이제민 태풍 지나가니 먹구름 걷히고 파도치던 바다 다시 평온을 찾는다. 잠시 포구에 정박해 있던 어선 조업에 어민들 손놀림이 분주하다. 지구온난화로 해수 온도 올라 예전만큼 수확량은 줄어들겠지만 만선 꿈꾸며 출항하는 어민들 갈매기는 끼룩끼룩 숭어는 팔딱팔딱 은빛 물결이 더욱 빛나구나. 시원한 바닷바람 잔잔해진 파도는 옛이야기 들려주며 하얀 물거품을 토해낸다. 저 멀리 수평선에 떠 있는 섬 더 가까이 다가온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5년 여름·가을·겨울호

메르스 대처를 보며

메르스 대처를 보며 이제민 낙타에서 감염된다는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 공기 중 감염이 아닌 비말감염*이라 금세 마무리될 거라 했는데 감염자가 하나둘 나오고 격리자가 늘어나고 사망자 수 발표될 때마다 공포로 다가온다. 1년 전 세월호 참사 때처럼 초동대처 못 해 뭇매 맞고도 골든타임 놓치고 우왕좌왕 모습에 또다시 분노를 느낀다. 손 세정제 비치, 마스크 착용, 소독 철저 곳곳에 붙은 예방 안내문도 무색하게 아파도 병원 가기 두렵고 버스 지하철 타기 겁나고 마트 대공원 등 사람 모이는 곳 또한 멀리하게 된다. 인적이 뜸한 한산한 도심 거리 한숨짓는 상인의 얼굴엔 미소가 멈춰진 지 오래다. 초동대처 실패해 부랴부랴 확산을 막으려 해도 3차 감염자가 나와 빠른 시기 종식은 어려워 보인다. 메르스 최전선에서 사..

미생 1 외 1편 (한국문학세상 2015년 겨울 봄호)

미생 1 이제민 누구나 처음엔 미생未生이다. 완생完生을 향한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디며 살아가는 삶 되돌아가려고 해도 되돌아갈 수 없는 운명의 시간 사석死石을 버려둔 채 밤하늘 별을 보며 삶의 희망을 품는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5년 겨울·봄호 미생 2 이제민 처음엔 누구나 미생未生이다. 완생完生을 위해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가며 살아가는 삶 뒤돌아보려고 해도 뒤돌아볼 수 없는 시간의 운명 공배空排를 남겨둔 채 별빛 하늘을 보며 삶의 고뇌를 달랜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5년 겨울·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