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슬비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21년 봄 여름호)
보슬비 이제민 촉촉이 보슬비 내린다 숨죽인 풀꽃에 속삭이며 내리는 고마운 단비 코로나19로 힘든 나날 아픈 상처 어루만져주고 서로 보듬어주며 견뎠던 시간 새싹 움트듯 산뜻이 기지개 켜며 설레는 기다림, 보슬비에 젖는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21년 봄·여름호 은행나무 아래에서 -강직한 용재공(慵齋公) 이종준(李宗準) 이제민 의성현령(義城縣令) 지낸 후 모처럼 사우(士友)와 바둑을 둔다 부친께서 심은 은행나무 집 가리켜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이 ‘금호고사(琴湖高士)의 집’이라 했단다 1498년 무오년(戊午年) 혼란한 정국 사화(士禍)에 연루되었다고 붉은 옷을 입고 나타난 금오랑(金吾郞) 짙어가는 푸르른 은행나무 아래 삼매경에 빠져 바둑을 두는 용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