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EM 294

삼구정(三龜亭)에서 2

삼구정(三龜亭)에서 2 이제민 정자(亭子) 내부에 선현들의 시문현판(詩文懸板)과 편액(扁額)이 걸려있네, 삼구정(三龜亭) 편액에 용재(慵齋)3)라는 낙관(落款)을 보니 후손으로 감회가 새롭구나. 삼구정팔경(三龜亭八景)4)에 대한 빼어난 경치를 감탄하는 시들로 차운시판(次韻詩板)이 빼곡히 걸려있고 허백당(虛白堂) 성현(成俔)의 삼구정기(三龜亭記)에는 동오(東吳)라는 봉우리 위에 걸터앉아 있으며 낙동강 물이 흐르는 경치 좋고 기름진 땅, 풍산 들 형제들이 가까운 고을 수령으로 부임해 정자(亭子)를 만들어 노모를 지극히 봉양하고 아침저녁으로 즐겁게 노닐었다고 하네, 삼구정에 오르면 멀리 북쪽으로 웅장한 자태 학가산이 다른 쪽으론 푸른 강과 들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송림(松林)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 운치있는 절..

펜션에서의 하룻밤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19년 봄 여름호)

목차 에세이 칼럼 김영일 사이버 문학의 비전을 세계만방으로 003 특집 유용기 축구선수에서 감성적인 문학인으로 변신 006 신작시 김철모 귀형 76 외 2편 012 김영일 봄날 외 2편 015 송귀준 피하는 건 외 2편 018 예박시원 사막에서 죽은 영혼 외 2편 022 황태면 풍천 장어 외 2편 025 우승배 그대와 나 외 2편 028 곽윤옥 수레바퀴 외 2편 032 곽인옥 미노리 봄의 서곡 외 2편 035 이제민 펜션에서 하룻밤 외 2편 038 정하선 금요일 같은 사람 외 2편 041 조은영 옛사랑 외 2편 044 조종래 개화 외 2편 047 최길용 빛을 향하여 외 2편 050 신작 시조 전 경 하늘과 땅과 나무와 새 외 2편 053 신작 수필 구순옥 말과 마음을 모은 말모이 외 1편 056 김영석 ..

펜션에서의 하룻밤

펜션에서의 하룻밤 이제민 소백산 자락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집 상추, 고추, 가지 등 가꾸며 사는 귀농인 부부 너그러운 마음에 정감이 간다. 도시에서 느껴보지 못한 맑은 공기 산새들의 지저귐 시원한 바람이 옷깃을 스민다. 지붕을 짚으로 만든 운치 있는 원두막 정자(亭子)에서 굽이굽이 나 있는 산길 보며 그윽한 차 한 잔 마신다. 밤이 되면 동화나라 온 듯한 야경 바비큐 파티를 하며 서로 힘든 일 훌훌 털어버리고 밤하늘 별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운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9년 봄·여름호

인생길 외 2편 (한국문학세상 2018년 가을 겨울호)

인생길 이제민 흐르는 물길 따라 거스를 수 없는 인생길 밤하늘 별처럼 한때는 반짝거릴 때도 있었지만 뒤돌아보면 늘 제자리였다. 많은 선구자가 긴 호흡으로 천천히 가야 한다는 인생길 지나고 나면 부질없는 것을 누굴 위하여, 무엇 때문에 버리지 못하고 채워놓았을까 한순간만이라도 비움을 실천으로 삼아 가벼워지는 마음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8년 가을·겨울호 시골길 이제민 시내 어디 가도 차들로 북적이는 도로 주변은 도시빌딩으로 장막을 친다. 바쁜 시간, 반복되는 일상 벗어나고 싶어 오랜만에 시골에 갔다. 길옆으로 코스모스 한들한들 들녘에서 부는 산들바람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며 싱그러운 바람 향기에 마음마저 시원하다. 하루해가 뉘엿뉘엿..

강물처럼

강물처럼 이제민 머물지 않고 흘러갑니다. 강굽이 지날 때면 급물살 치다가 잔잔해지듯 긴긴 세월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도 서두름 없이 흘러갔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지난 세월 깊은 그리움 차 한 잔을 마셔도 풀리지 않는 날 많았습니다. 노을 진 강가에서 스치는 바람에 마음 실어 흐르는 강물에 그리움 떨쳐 보냅니다. 머물지 않고 강물처럼 늘 흘러갑니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8년 가을·겨울호

시골길

시골길 이제민 시내 어디 가도 차들로 북적이는 도로 주변은 도시빌딩으로 장막을 친다. 바쁜 시간, 반복되는 일상 벗어나고 싶어 오랜만에 시골에 갔다. 길옆으로 코스모스 한들한들 들녘에서 부는 산들바람 흥얼흥얼 콧노래 부르며 싱그러운 바람 향기에 마음마저 시원하다. 하루해가 뉘엿뉘엿 지면 산 너머 노을이 붉은 미소를 짓는다. ------------------------ ·계간 『한국문학세상』 2018년 가을·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