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발표詩】 249

해바라기 꽃 · 1

해바라기 꽃 · 1 이제민 그대에게 달려가고 싶지만 담장 밑에 서서 그대 오기를 기다리는 해바라기 꽃 아직 어리다고 쳐다보지도 않지만 그리움 간직한 채로 가슴앓이를 하게 되었어요. 그리움은 끝내 기다림이 되어 그대 앞에 서 있지만 그대는 스쳐 지나갈 뿐 그대가 진정으로 손을 내밀 때 사랑이 듬뿍 담긴 노란 웃음을 지을래요. 언제나 창가에 서서 그대 오기를 기다리는 한 송이 꽃이에요.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10월호

선풍기 · 2 외3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선풍기 · 2 외3편 선풍기 · 2 이제민 바람을 일으키느라 빙글빙글 날개도 안 아픈가 봐요. 땀방울 식히느라 빙글빙글 목도 안 아픈가 봐요.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어지럽지도 않은 가 봐요. 낮이나 밤이나 빙글빙글 지치지도 않나 봐요.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매미 이제민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외로워서 운다. 숲이 있는 어디서든지 나무 위에 매달려 불볕더위에 목이 터져라 짝을 찾는 사랑의 노래 부른다.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슬퍼서 운다. 수년이나 땅속에서 굼벵이로 숨죽여 살다가 세상에 나와 겨우 여름 한철 삶 슬퍼서 운다. 외로워서 운다. 슬퍼서 운다. 밤낮 가리지 않고 -------------------..

슬픈 시

슬픈 시 이제민 너에 향한 마음 다가가지 못하고 나는 서성거린다. 솔솔 부는 갈바람에 흔들리는 그대, 갈대의 마음 내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그동안 만남은 사랑으로 피어나지 못하고 슬픈 이별로 남는다. 나는 그대에게 부치지 못할 한가락의 선율처럼 아련히 떠오르는 옛추억을 한 편의 슬픈 시로 고이 간직한다.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당신의 들꽃

당신의 들꽃 이제민 백합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장미처럼 향기롭지 않아도 그대 위해 핀 한 송이 들꽃 바람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고 구름 따라 여기저기 떠돌지만 당신에게 향한 마음은 백합보다도, 장미보다도 못하지 않으리. 불모지에서 태어나 숱한 비바람에 온몸이 다 만신창이가 되어도 곧은 절개 하나만은 꺾이지 않으리. 다시 태어나도 그대 위해 자랄 수 있는 나는 당신의 들꽃.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매미

매미 이제민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외로워서 운다. 숲이 있는 어디서든지 나무 위에 매달려 불볕더위에 목이 터져라 짝을 찾는 사랑의 노래 부른다. 쓰르람 쓰르람 맴 맴 슬퍼서 운다. 수년이나 땅속에서 굼벵이로 숨죽여 살다가 세상에 나와 겨우 여름 한철 삶 슬퍼서 운다. 외로워서 운다. 슬퍼서 운다. 밤낮 가리지 않고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8/9월호

바둑지에 실린 시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외 6편

바둑지에 실린 시 (7편) 월간 『바둑세계』 1990년 2월호 독자의 난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하이텔바둑동』 회지 창간호 (1996년 8월) 「장군 멍군」 『하이텔바둑동』 회지 창간호 (1996년 8월) 「겨울 바다」 주간 『바둑 361』 기념호 (1996년 10월) 「귀의 마술」 월간 『바둑』 1997년 6월호 「돌소리 글소리」란 「패싸움」 『하이텔바둑동』 회지 2호 (1997년 12월) 「들꽃」 『하이텔바둑동』 회지 2호 (1997년 12월) 편집후기 「수담으로 즐기는 바둑동」 내 마음속의 작은 병정들 이제민 반상 위에 두개의 작은 병정들 내 마음의 고뇌가 시작되네 손끝마다 힘이 넘쳐 사색은 시작되네. 한 병정이 내 마음을 뒤흔들면 내 마음은 점점 하늘로 용솟음치네 그때마다 하나 둘 고통스런..

코스모스 길 외 2편 (문예지평 2007년 가을 3호)

·문예지평 2007년 가을 3호 코스모스 길 외 2편 코스모스 길 이제민 파아란 하늘 가을이 무르익을 무렵 길 양쪽으로 늘어선 오솔길 코스모스 길 가냘픈 자태를 뽐내듯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사르르 흔들리고 고추잠자리 살며시 앉으면 빨강, 분홍, 하양으로 인사하는 코스모스 "가위 바위 보!" "가위 바위 보!" 하며 한잎 한잎 떨어뜨려 이긴 사람이 이마에 꿀밤을 주며 가을을 수놓는 아이들 해는 서산 넘어 노을이 지는데 동심에 젖은 아이들 집에 돌아갈 줄 모르고 동네 어귀에선 하얀 연기가 모락모락 노을에 걸쳤네. ------------------------ ·문예지평 2007년 가을 3호 해바라기 1 이제민 내 마음 전할 수 있다면 담장 너머로 바라만 보는 해바라기가 되어도 좋다 맑게 개인 하늘을 보며 활짝..

여름 장마 외1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 여름 장마 외 1편 여름 장마 이제민 온 대지를 뜨겁게 달구던 햇빛 점점 지쳐가는 생명 하늘도 더는 참지 못하는지 연이어 울음을 터트린다. 그칠 줄 모르는 울음에 눈물 보가 터져버린 빗물 폭포수를 이룬다. 한번 터진 울음 언제 그치려나 마냥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 할머니의 옛이야기 이제민 깊어 가는 여름밤 TV도 없던 시절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다. 마당에 멍석 깔고 모깃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둘러앉아 옥수수를 먹으며 듣는 할머니의 이야기 대문 밖 논두렁에는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함께 어우러져 장단을 맞추고 손자 손녀 모기 물릴까 봐 부채질을 해가며 이야기는 시작되고 마당 모퉁이..

할머니의 옛이야기

할머니의 옛이야기 이제민 깊어 가는 여름밤 TV도 없던 시절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는다. 마당에 멍석 깔고 모깃불을 피워놓고 도란도란 둘러앉아 옥수수를 먹으며 듣는 할머니의 이야기 대문 밖 논두렁에는 풀벌레 소리, 개구리 소리 함께 어우러져 장단을 맞추고 손자 손녀 모기 물릴까 봐 부채질을 해가며 이야기는 시작되고 마당 모퉁이 더위에 지친 강아지도 꼬리를 흔들며 아장아장 걸어와 할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잠이 와 눈을 껌벅껌벅하면 할머니는 무딘 손으로 배를 어루만지며 자장가를 불러주고 외양간 소도, 강아지도 밤하늘에 떠있는 별님도 새근새근 잠이 든다. 한여름밤이면 할머니의 구수한 이야기가 늘 귓전을 맴돈다. ------------------------ ·월간 누리 시문학 2007년 7월호